‘대한민국 1호 국비 장학생’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경제학 박사인 백영훈 한국산업개발연구원장(84·사진)이 옛 서독 유학생 시절 경험과 한국의 경제개발 과정에 대한 소회 등을 담은 책 ‘조국 근대화의 언덕에서’(마음과 생각)를 출간했다.
백 원장은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어 “한국은 가난했던 개발연대의 어려운 시절을 이겨내고 세계의 중심 국가로 성장했다”며 “젊은이들이 선배들의 열정을 기억하고 한국을 리더 국가로 성장시키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내 경험을 책에 담았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대한민국 경제 개발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1956년 국비장학생 1호로 서독 유학길에 올랐다. 1958년에는 독일 에를랑겐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으며 한국의 첫 경제학 박사가 됐다.
그는 1959년 서독의 경제장관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통역을 맡았고 1964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역보좌관으로 서독을 방문했다. 또 서독경제협력단의 일원으로 서독 정부와 경제계를 설득해 상업차관을 유치하는 데 기여했으며 경부고속도로, 울산공업단지 등을 건설하는 과정에도 참여했다.
백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서독 방문 현장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서독 총리 앞에서 ‘우리 국민 절반이 굶어 죽고 있다’고 울먹이자 서독 총리가 감명 받은 듯 박 전 대통령의 손을 잡으며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직원, 외교관 등 한국 경제를 위해 온몸으로 뛰었던 숨은 일꾼들의 이야기도 책에 담았다. 그는 책 속에서 “서독에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한 것은 가난에서 벗어나 보려는 조그마한 극동 어느 나라의 몸부림이었다”며 “이들의 이야기는 잘살아 보자고 몸부림쳤던 젊은이들의 한으로 지금도 우리 가슴속에 묻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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