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한국 데뷔 10주년을 맞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36·사진)은 이제 그 이름만으로 브랜드가 됐다. 23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데뷔 10주년 리사이틀은 진작 매진됐다.
스타 연주자로 무대 안팎을 종횡무진하는 그는 19일 간담회에서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다른 모든 것을 선물이자 복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작은 마을(미국 워싱턴 주 세큄)에 살면서 음악잡지와 음반을 통해 뉴욕 같은 대도시, 이름난 음악가를 접하며 호기심을 가졌던 때를 늘 생각한다. 무대에서 연주할 수 있고 그동안 쌓은 풍성한 인적 네트워크만으로도 만족한다. 내가 가진 많은 것들을 바탕으로 쉼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며 살고 싶다.”
6·25 전쟁고아로 미국에 입양된 그의 어머니는 지적장애를 가진 미혼모였다. 그는 2004년 KBS ‘인간극장’에 출연해 어머니의 가족을 찾으면서 국내에 존재가 알려졌고 2005년 호암아트홀에서 한국에서의 첫 독주회를 열었다. 애잔한 개인사 때문인지 그가 무대에서 ‘섬집 아기’를 연주하면 관객들은 눈물을 흘린다.
“인간극장을 통해 내 이야기를 솔직하고 편안하게 전달했다. 지금에 와서 사람들에게 그 내용을 다 잊으라고 할 수 없기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만 아이돌처럼 소개되고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서 걱정이 있다. 하지만 클래식을 친근하게 접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지 않았을까. 나에게 클래식은 하나의 종교이자 인생 전체다. 클래식의 본질에 대해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가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오케스트라를 결성하는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안녕?! 오케스트라’는 지난해 11월 에미상(예술 프로그램 부문)을 수상했다. 그는 단원들을 ‘마이 키즈’ ‘마이 칠드런’이라고 지칭하면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에 올 때마다 아이들과 만나기 위한 시간을 마련하려고 한다. 지난 토요일에도 함께 연주했다. 올 초에 베네수엘라에 가서 공연을 하기로 했는데 현지 정치 상황으로 보류돼 아쉽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꾸준히 지켜보면서 보살피고 싶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