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 헐크, 우리도 출동준비 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9일 03시 00분


어벤져스2 30일부터 서울 촬영… 시민들 ‘명당’찾기 후끈

2012년 개봉한 ‘어벤져스’의 한 장면을 한국 분식집으로 배경을 바꾼 패러디물.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인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등이 모여 한국 분식집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다. 오른쪽 위 메뉴판에 쫄면, 칼국수, 수제비, 물만두 등이 있다. 인터넷 화면 캡처
2012년 개봉한 ‘어벤져스’의 한 장면을 한국 분식집으로 배경을 바꾼 패러디물.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인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등이 모여 한국 분식집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다. 오른쪽 위 메뉴판에 쫄면, 칼국수, 수제비, 물만두 등이 있다. 인터넷 화면 캡처
‘아이언맨’ ‘토르’ 등 인기가 많은 캐릭터들이 출연하는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의 서울 촬영이 30일부터 시작된다. ‘어벤져스2’는 마포대교를 시작으로 다음 달 14일까지 약 보름간 세빛둥둥섬과 강남대로 등의 교통을 통제하고 촬영할 예정이다.

서울시내에서 영상물 촬영 때 이처럼 장시간 교통을 통제한 건 전례가 없다.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 등의 대대적인 지원과 인기가 높은 배우들의 방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인터넷에선 ‘어벤져스’ 전작의 장면을 서울시내 배경과 합성한 패러디물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사진이나 영상물 촬영은 삼가야 한다. 배급사인 월트디즈니코리아는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촬영 현장이 언론에 유출될 경우 영화에선 촬영분이 편집될 가능성이 높다”며 “영화 내용을 노출시킬 수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에 주의해 달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서울 강남역 인근 한 도넛 가게 점장 김수경 씨(35)는 “다음 달 4일 강남대로 촬영 때 전면이 통유리로 돼 있는 가게의 특징이 장점이 될 것”이라며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며 영화 촬영을 구경하면 장사도 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간단한 음식을 파는 가게들도 ‘영화 촬영 특수(特需)’를 예상했다. 다음 달 사흘간 영화 촬영이 예정된 마포구 상암동 DMC 월드컵북로 인근 샌드위치 가게 직원 이현희 씨(22·여)도 “스태프와 손님들이 와 샌드위치가 잘 팔릴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강남대로는 접근성이 좋아 촬영 때 시민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경찰은 일요일인 6일 오전 강남대로 차도를 통제하고 인도도 촬영 상황에 따라 통제할 방침이다. 촬영을 잠시 쉴 땐 인도를 개방하고 촬영이 시작되거나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면 통제한다는 것이다. 구경하려는 시민들은 카페나 음식점 등을 ‘구경 포인트’로 삼았다. “월드컵 경기 기다리듯 서울 촬영을 기다려 왔다”는 대학생 김지형 씨(26)도 “6일 새벽부터 강남역 근처 24시간 카페에서 잘 보이는 자리를 맡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교통 통제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일부 상인에겐 생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강남대로변 편의점 주인 김현희 씨(54)는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은 술집에서 나온 사람들이 오는 피크타임인데, 대로를 통제하면 손님도 줄어들 것”이라고 걱정했다. 다른 곳과 달리 주말이 아닌 평일에 도로가 통제되는 상암동 주민들은 출퇴근과 등교 걱정이 앞섰다. 버스로 출퇴근하는 차호철 씨(62)는 “여긴 지하철이 없어 사람들이 버스만 타는데 출퇴근 시간을 피해서 통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시는 영화 촬영지 관련 72개 버스 노선에 임시 버스 노선과 임시 버스정류장을 만들어 활용할 계획이다.

박성진 psjin@donga.com·홍정수 기자
#어벤져스#서울 촬영#교통 통제#강남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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