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꿈나무재단은 2007년부터 매년 3월에 개최되는 전국농아인야구대회를 후원해왔다. 이 대회에는 전국의 농아인야구단 중 12개 고교팀이 참가한다. 동아꿈나무재단 제공
지난해 4월 30일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사 충정로사옥 동아꿈나무재단 사무실.
대전에 사는 동아일보 독자 김노성 씨(83)는 “기부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직접 찾아왔다”며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그가 가방에서 꺼낸 건 현금 1000만 원. 수원의 한 공사장에서 일하다 사고로 숨진 김 씨의 아들(김인기 씨) 사망보상금 중 일부였다. 김 씨는 “학비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돈을 가져왔다.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 달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5일에는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동아일보 독자 김재덕 씨(85)가 장학금으로 쓰라며 동아꿈나무재단에 3000만 원을 보냈다. 이 돈은 김 씨가 40여 년 동안 담배를 끊고 대신 담뱃값을 적립해 모은 것이다.
동아꿈나무재단에는 금액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정성 어린 기탁금을 보낸 독지가가 307명에 이른다. 동아꿈나무재단은 1971년 3월 제주 서귀포시에서 감귤 농장을 경영하던 실향민 오달곤 씨(1985년 타계)가 평생 궂은일을 하며 모은 재산 100만 원을 기탁하며 시작됐다. 당시는 대기업 대졸 초봉이 2만 원이던 시절. 동아일보는 1974∼1975년 유신정권의 광고 탄압 당시 독자들이 격려광고금으로 보내온 1억2000만 원을 재단기금으로 보탰고, 이것이 밑거름이 돼 1985년 동아꿈나무재단이 출범했다.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은 기탁금은 올해까지 126억9000여만 원에 달한다. 최다 횟수 기탁자인 김윤철 의성종친회(義城宗親會) 회장(73)은 1990년부터 220회에 걸쳐 모두 4억2530만 원을 보내왔다. 나기환 씨(193회), 정현철 씨(67회), 김병헌 씨(54회),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44회)을 비롯해 10회 이상 기탁한 독지가는 23명에 이른다.
동아꿈나무재단은 이 기금으로 장학사업, 학술연구비·교육기관 지원, 신체장애인 지원사업, 청소년 선도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동아꿈나무재단은 2억3800만 원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또 학술연구비 지원, 신체장애인 지원사업 등에 3억3000만 원을 사용했다.
동아꿈나무재단은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 당선작에도 ‘인산문학상’이란 이름으로 상금을 주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해 올 8회를 맞은 전국농아인야구대회도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매년 6월에는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 유학생을 초청해 한국 영토인 독도를 알리는 ‘울릉도 독도 탐방 캠프’도 후원한다.
이원용 동아꿈나무재단 이사는 “독지가 한 분 한 분의 정성을 모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고 소중한 일들을 하고 있다”며 “이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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