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北 도발 계속되면 민간교류 확대 않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4일 03시 00분


코즈워프스키 주한 EU대사 - 김창범 EU대사 현안 나눠

2일 서울 종로구 주한 유럽연합(EU) 대표부 사무실에서토마시 코즈워프스키 주한 EU 대표부 대사(왼쪽)와 김창범 주벨기에·EU 대사가 한-EU의 미래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일 서울 종로구 주한 유럽연합(EU) 대표부 사무실에서토마시 코즈워프스키 주한 EU 대표부 대사(왼쪽)와 김창범 주벨기에·EU 대사가 한-EU의 미래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북한의 도발이 계속된다면 유럽연합(EU)은 북한과의 민간 차원의 교류를 확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2일 서울 종로구 주한 EU대표부 사무실에서 만난 폴란드 출신의 토마시 코즈워프스키 주한EU대표부 대사(56)는 “북한이 EU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려면 앞서 제시했던 비핵화, 남북관계 개선, 북한 인권 개선이라는 3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창범 주벨기에·EU 대사(54)도 “EU의 접근 방식은 한국 정부와 가장 유사하다”며 “EU가 북한에 (태도 변화) 메시지를 계속 전달할 수 있는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양에 회원국 대사관 7곳을 유지하고 있는 EU는 가장 활발한 대북 대화 채널을 갖고 있다.

최근 동북아 지역에 불거진 과거사 문제에 대해 코즈워프스키 대사는 “정치적 협력관계는 역사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기초로 한다”며 “우리도 통합과 정치적 협력에 앞서 독일과 프랑스 등 각국의 역사 문제를 먼저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EU가 쌓아온 그 같은 각종 경험을 한국과 나누고 싶다”며 “현 단계에서는 기후변화, 문화 교류 등 ‘소프트 이슈’를 먼저 다루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대사는 올해부터 EU가 800억 유로(약 116조4000억 원)를 투입해 시작하는 다자 간 연구개발 지원 프로그램인 ‘호라이즌2020’에 한국 연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요청했다. 코즈워프스키 대사는 “한국 정부는 과학기술의 국제 협력 분야에 문호를 개방하지 않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달라졌다”며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니 한국 연구자들도 실질적인 협력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 달 22∼25일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극우정치 세력의 약진이 예상된다. 반(反)EU, 반이민 등을 내세우는 이들이 의석의 20% 이상을 차지한다면 EU의 각종 통합정책도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김 대사는 “회원국들은 계속 달리지 않으면 멈춰버리는 자전거처럼 (통합 노력이) 멈춰 서면 EU라는 기구 자체가 없어진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며 유럽통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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