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을 입양한 전형찬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의 가족사진. 그는 지역사회와 이웃에게 입양의 기쁨을 널리 알리고 있다. 전형찬 씨 제공
“입양은 그냥 단어일 뿐입니다. 입양 가족은 한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북 익산시 삼기농업협동조합에서 과장대리를 맡고 있는 전형찬 씨(57)는 제9회 입양의 날(5월 11일)을 맞아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직접 낳은 두 아들을 뒀지만, 2000년과 2007년에 두 딸인 유진 양(14), 유미 양(7)을 입양했다. 이때부터 여러 초중고교에 입양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입양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직접 관련 강사를 초빙해 후원하는 등 입양 홍보에 힘써 왔다. 아울러 신문이나 라디오, 잡지 등에 출연해 입양의 기쁨을 널리 알리는 데에도 앞장섰다.
복지부는 이날 전 씨를 포함해 총 25명에게 포상을 수여했다. 올해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적 애도 분위기를 감안해 별도의 기념식은 하지 않고, 대상자에게 포상만 전달했다.
대구에 사는 백을생 씨(48)는 이날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는 2005년부터 입양기관에서 ‘위탁모’로 활동하면서 600여 명의 아이들이 새 부모를 찾을 때까지 돌봤다. 백 씨는 “좋은 부모를 만나 떠나가는 아이를 보면 행복을 빌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며 “하지만 입양을 간 뒤에 부모의 품에서 찍은 사진을 받아 볼 때면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많은 아이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해 입양 규모는 총 922명(국내 686명, 국외 236명)으로 전년(1880명)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입양이 의뢰되는 아이와 입양을 희망하는 부모 모두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의 수는 2012년 6926명에서 지난해 6020명으로 대폭 줄었다. 이는 미혼모(부)가 양육을 포기한 아이의 수가 지난해에 비해 455명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복지부는 국내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경제적인 지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만 14세 미만까지 지급되는 입양아동양육수당 대상은 2016년까지 만 16세 미만으로 확대된다.
이 외에 김동석 안성하늘꿈교회 목사가 대통령 표창을, 김경아 씨, 김수정 한국어린이합창단장, 박기성 삼덕회계법인 이사, 이희송 대한사회복지회 광주지부 상담원은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나머지 18명은 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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