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곰이 탈출했다” 스타벅스 매장에 불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1일 03시 00분


지지율 바닥-개혁조치 지체에 상심… 백악관 생활을 서커스단 곰에 비유

사진출처 CNN
사진출처 CNN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탈출’을 감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오후 백악관 인근 펜실베이니아 애버뉴의 스타벅스 매장에 나타나 커피를 주문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예정에 없던 ‘깜짝 행보’로 백악관 출입기자들마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행선지를 잘못 안 일부 기자들은 부랴부랴 던킨 도너츠로 달려갔다가 허탕을 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주문한 커피를 손에 든 채 거리를 활보(사진)하기도 했다. 백악관을 찾은 관광객들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자 오바마 대통령은 관광객들과 악수를 하며 “곰이 풀려났다(The bear is loose)”고 농담을 건넸다. 핫도그 판매상과 공사현장 인부 등과도 잡담을 나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백악관 인근 셰이크� 식당을 방문했고 내무부 행사에 가던 중 경호원 몇 명만 데리고 백악관 앞 내셔널몰에 깜짝 출현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나는 쇠고랑을 깨고 나온 서커스단의 곰”이라며 자신을 곰에 비유했다.

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이 자주 백악관을 빠져나가는 것은 보훈병원 비리 의혹과 탈영 의혹에 휩싸인 ‘버그달 병장 구하기’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바닥권을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또 자신의 개혁 조치들이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와의 갈등으로 진척이 없는 데에도 불만을 품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도 대학 학자금 부담 완화 조치에 공화당이 반대하자 화를 낸 뒤 백악관을 나섰다는 후문이다.

한편 USA투데이와 퓨리서치 센터가 미국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의 ‘버그달 병장 구하기’가 ‘잘못한 것’(43%)이라는 답변이 ‘잘한 것’(34%)이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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