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17년간 나눔의 仁術… 후학 양성에도 열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7일 03시 00분


박순용 여수성심병원 회장

의료법인 여수성심병원·여수노인전문병원, 학교법인 영산중고교 재단 회장 박순용 씨(사진)가 16일 별세했다. 향년 72세.

전남 나주에서 8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고인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중학교를 졸업한 뒤 무작정 상경해 고학으로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 야간을 마쳤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끼니를 해결하는 숙식 과외로 수도공대(홍익대 전신) 전기과를 졸업했다.

고인은 전기회사 등을 운영하며 자수성가한 뒤 부도가 난 여수성심병원을 인수했다. 1996년부터 17년째 병원 직원들과 함께 홀몸노인, 소년소녀가장 1600여 가구와 사회복지시설 300곳에 20억 원 상당의 성금을 지원했다. 광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 이상을 기부하는 등 어려운 이웃을 배려했다.

그는 평소 ‘후학을 키우는 육영사업’이 평생 꿈이었다. 그러던 중 나주 지역민들로부터 재정 위기에 처한 영산포중과 영산포상고를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2008년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고인은 생전에 “후학들을 가르치고 싶은 바람에 젊은 시절 고향에서 야학교사로 교단에 선 적이 있다”며 “힘들게 공부한 만큼 농어촌 학생들에게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학교명을 영산중고교로 바꾸고 장학제도 활성화, 면학 분위기를 조성해 명문사학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경민 씨(63)와 아들 상욱(41·사업), 딸 현선 씨(44·주부).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층 4호. 발인은 18일 오전 9시 20분. 02-2072-2016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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