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한국의 삼성’을 체험해서 큰 도움이 됐어요. 음식도 맛있고, 사람들도 친절했어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 대체 언제 퇴근하나요?”
삼성화재의 동남아시아 지역 현지법인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직원들은 5주간 한국에 머무르며 한국 문화를 경험한 뒤 이같이 말했다. 삼성화재가 매년 해외 현지법인 직원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실시하는 ‘역(逆)주재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을 귀국 전날인 13일 서울 중구 삼성화재 본사에서 만났다.
싱가포르 현지법인 ‘삼성리’에서 근무하는 대프니 체아 씨(28)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통이다. 대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체아 씨는 이화여대 한국어학당에서 2년간 한국어를 배운 뒤 2012년 삼성리에 입사했다. 그는 “유학생으로 왔던 한국을 주재원으로 다시 방문하니 이곳이 제2의 고향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드위티야 히닌타 씨(26)는 인도네시아 현지 합작법인 ‘삼성-투구’에서 왔다. 이슬람교 신자인 그는 “회사가 하루 5번 기도시간과 기도장소를 세심하게 마련해 줬다”며 “인도네시아에서 삼성은 누구나 일하고 싶어 하는 직장”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삼성-비나’ 정보기술(IT) 부서에서 일하는 10년 차 베테랑 응우옌민루언 씨(35)는 “세계 최고의 IT 강국에서 업무를 배운 게 큰 소득”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5월 초 입국한 이들에게 한국은 ‘노란색의 나라’였다. 시내 곳곳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노란 리본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다. 이들은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문구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았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한국은 공동체 문화가 매우 강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가장 맛있었던 음식으로 “다 같이 모여 먹은 닭갈비와 물회”라고 입을 모았다. 찜질방 불가마에서 함께 땀을 흘린 기억도 추억으로 남았다.
현지 엘리트 직원인 이들의 눈에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잦은 야근이었다. 히닌타 씨는 “이렇게 열심히 일해 선진국이 됐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족과 저녁 식사조차 같이 못하는 야근 문화는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