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아이스링크에서는 중학교 8개 팀이 참가하는 아이스하키 대회가 열린다.
그런데 성인 대회도 아닌 이 중학교 대회에 스폰서가 붙었다. 후원사는 지난해 론칭한 스포츠 브랜드 ‘인빅투스’다. 제2회 인빅투스배 고려대 초청 전국 아이스하키 대회(중등부)에 인빅투스는 대관비와 심판비, 그리고 각종 물품을 지원한다.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인 김용석 인빅투스 대표(38)는 3일 “아이스하키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아이스하키에 보답하는 차원으로 대회를 후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성고, 경희대를 나온 김 대표는 실업팀 동원 드림스(현재는 해체)에 입단해 3시즌 동안 공격수로 뛰었다. 1998년 은퇴 후 동원증권 영업사원으로 변신했다. 투지와 체력, 그리고 대인관계가 좋았던 그는 단숨에 일등 증권맨이 됐다. 연봉이 1600만 원이던 시절 한 달 수당으로 4600만 원을 받은 적도 있다. 한 해에 수당으로만 억대를 받던 그는 2004년 돌연 가방 사업에 뛰어들었다. 증권사 법인영업부에서 가방 회사의 자금 관리를 하면서 가방 사업에서 미래를 봤기 때문이다.
초창기 어려움을 딛고 활로를 찾은 것은 노트북 가방이었다. 2005년 노트북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하던 LG전자를 무턱대고 찾아갔다. 담당자가 자신을 인정해 줄 때까지 9개월간 매일 사무실을 방문했다. 그는 “아이스하키는 조금만 흐트러져도 뒤처지는 스포츠다. 투지와 인내를 갖고 부딪쳤더니 결국 문이 열리더라”고 했다.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에도 납품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가방과 액세서리, 모자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스포츠 브랜드 ‘인빅투스’를 만들었다.
그는 아이스하키 독립구단도 후원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있지만 한국의 아이스하키는 여전히 불모지나 마찬가지다. 아직 큰돈을 벌지도, 큰 성공을 거두지도 못했지만 아이스하키를 하는 어린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대를 향해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그의 ‘보디체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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