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외치는 목소리중 가장 강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3일 03시 00분


로버트 박 영어 설교, 책으로 펴낸 박현아 외무행정관

“2012년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우연히 로버트 박 씨의 설교를 듣고 ‘이 사람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정말 온 생을 바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직 여성 외교관이 재미교포 북한 인권 운동가 로버트 박 씨(32)의 활동상을 담아낸 책을 펴내서 화제다. 책 제목은 ‘로버트 박의 목소리 Stop Genocide!(집단학살 중단하라)’.

주인공은 올해로 외교부에 들어온 지 8년 차인 박현아 외무행정관(34·사진). 박 행정관은 22일 기자와 만나 “이제껏 북한에 대해 들어본 가장 강력하고도 심금을 울리는 열정의 설교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로버트 박 씨를 직접 만난 적이 없다. 박 씨는 2009년 무단 입북한 뒤 43일 만에 석방될 때까지 북한에서 받은 고문의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로 고통받고 있기 때문이다. 박 행정관은 “그런 상황에서도 쉬지 않고 북한 주민들을 향해 ‘여러분이 바로 북한을 바꿀 힘’이라고 역설하는 그의 진정성은 깊은 울림을 줬다”고 말했다.

박 행정관은 2년여 작업 끝에 박 씨의 영어 기고문과 설교 번역, 그의 주장에 대한 해설 등을 책에 담았다. 그는 “박 씨는 북한 인권 유린을 유엔이 별도의 협약을 두고 금하고 있는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설득력이 있을 뿐 아니라 전략적으로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씨의 주장대로 북한 정권의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와 처형, 중국 혼혈아 살해, 강제 낙태 등이 그 실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 행정관은 아버지에게서 받은 개인적 경험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던) 1989년 당시 아버지는 주독일 대사관에서 무관으로 근무하셨는데 항상 서독이 동독의 인권 문제에서 양보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셨죠. 박 씨에 대한 공감도 아마 그런 개인적인 경험과 무관치 않은 것 같아요. 안보와 인권은 함께 가야 합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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