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故 남윤철 교사, 다문화 학생 위해 대학서 ‘한국어 교육법’ 열공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南교사 부모에게 명예졸업장 전달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교사 남윤철 씨의 어머니 송경옥 씨와 아버지 남수현 씨(오른쪽부터)가 31일 디지털 서울문화예술대 이동관 총장(왼쪽)으로부터 아들의 명예졸업장을 받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윤철이는 한국어 선생님도 되고 싶댔어요. 안산의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봉사활동도 하고 싶어 했거든요.”
세월호 사고로 숨진 단원고 영어교사 남윤철 씨(35)의 한국언어문화학과 명예졸업장 추서식과 장학기금 전달식이 열린 31일 서울 서대문구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들을 구조하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목숨을 잃은 남 씨의 부친 남수현 씨(62)와 모친 송경옥 씨(61)는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아들의 얼굴을 응시했다. 송 씨는 “영어교사가 되고서도 꾸준히 목표를 세우고 공부하는 아들이 대견스러웠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경기 안산시에서 근무했던 남 씨는 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에 관심을 가졌다. 이들과의 의사소통 장벽을 없애는 게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남 씨는 2013년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총장 이동관) 한국언어문화학과 학사과정에 등록했다. 이후 발성법을 배워 책을 읽어주고 녹음도 해주는 교사가 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출석과 과제 모두 우수했던 남 씨는 2학기를 남겨놨지만 뜻을 펼치기 전 목숨을 잃었다. 그 뜻을 기리기 위해 학교 측에서 남 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추서하기로 했다.
‘남윤철 장학금’도 조성됐다. 남 씨의 부모는 학교 교직원과 학생들이 모금한 2000만 원을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 학교 측은 “남 씨의 부모님이 아들의 의로운 죽음이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같은 결정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한국언어문화학과 학생들이 추모사에서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 인생을 주는 사람은 세상에 얼마 없습니다. 남윤철 선생님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하자 남 씨의 부모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부친 남수현 씨는 학생들에게 “너무 슬픔에 젖어 있지 말아 달라”며 “세월호를 교훈 삼아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일해 사회가 개조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유가족에 대한 위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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