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를 통해 33개월 만에 국회로 돌아왔다. ‘화려한 부활’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51·사진)의 모습은 화려하지 못했다. 목소리는 잠겼고 얼굴엔 피곤함이 짙게 배어 있었다. 그는 5, 6일 강원 평창에 머물렀다. ‘평창 스페셜 뮤직&아트 페스티벌’ 조직위원장으로서 행사를 챙기기 위해서다. 5일 개막해 9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세계 지적장애인들의 음악 축제다. ‘투게더 위 플레이(Together We Play)’라는 슬로건 아래 장애인 아티스트와 국내외 문화·예술인이 함께 만드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행사다. 지난해 제1회 대회 때 12개였던 참가국은 16개로 늘었다.
“선거에 나가지 않았다면 새벽부터 밤까지 페스티벌에 매달려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어요. 그래도 지난해 경험이 있으니 직원들이 준비를 잘했더라고요. 8, 9일에도 평창에 가야 돼요. 국회 보좌관들도 뽑아야 되고 동작구에 가족이 살 집도 구해야 하는데…. 휴, 정신이 없네요.”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정계를 떠나 있는 동안 나 의원은 장애인을 위한 활동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 1월 평창 스페셜올림픽을 개최했고, 11월에는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집행위원에 당선됐다. 그런 그가 돌아온 국회에서 맡은 상임위는 외교통일위원회. 나 의원은 “스페셜올림픽 이사로서, IPC 집행위원으로서 활동하는 데 외통위에서 일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을 위한 활동은 나 의원이 국회에 처음 들어온 2004년 ‘장애아이 위캔’을 만들면서부터 10년 동안 꾸준히 해 온 일이다. 다른 나라의 원조를 받던 한국이 세계 장애인들의 행복을 위해 주도적으로 기여할 기반을 닦는 게 그의 꿈이다.
“국회에 있었던 덕분에 지난해 스페셜올림픽과 평창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솔직히 힘에 부치더라고요. 도와주겠다는 분들도 점점 줄고…. 이제 의정활동을 하다 보면 장애인을 위한 일에 전념하기는 어렵겠지만 큰 틀에서 울타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아마 하고 싶었던 일,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