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남북관계도 점차 나빠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젊은 세대들은 통일이 무슨 말인지조차 모르는 지경이 됐는데 이를 그냥 둘 수는 없었습니다.”
고려인 러시아 이주 150주년을 기념해 자동차 랠리팀을 이끌고 러시아에서 북한을 거쳐 서울에 온 조 바실리 씨는 1만5000km의 대장정에 나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인 조 씨는 랠리팀과 함께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뒤를 따라 남북한 사람들이 자주 만나고 서로를 이어주는 행사가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랠리팀은 16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한국에 왔다.
현장단장인 김 에르네스트 니콜라예비치 씨는 “러시아 사람들이 ‘왜 당신네는 한민족이면서 남북으로 갈라져 통일을 못하나’라고 물을 때마다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숨고 싶었다”며 “이번 대장정이 모든 한민족이 휴전선을 넘나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씨는 “우리가 차를 몰고 휴전선을 넘었으니 다음에는 철도와 가스관이 넘어오고 남한의 수출품들은 북으로 넘어가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군사분계선을 넘기 직전 만난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도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원한다. 이를 남쪽에 전달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랠리팀은 이날 서울 명동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미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고려인의 고난과 희망을 상징하는 흙과 콩, 러시아에서 은으로 만든 삼위일체상을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건넸고 서울대교구는 이를 교황에게 선물로 전달하기로 했다. 랠리팀은 19일 서울 남산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국민참여 랠리 출정식’을 갖고 일반인과 함께 부산까지 이동해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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