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홍천군 물놀이 사고예방 임무를 맡은 11사단 부대원들이 지난달 홍천강 유역에서 홍천소방서 대원의 구명환 던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구명장비 등을 활용한 11사단 안전지킴이들의 활약으로 해마다 수많은 익사자가 발생해 악명이 높았던 홍천강의 이미지가 달라지고 있다. 육군 11사단 제공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면적이 넓은 강원 홍천군(1819.7km²).
제주도(1848.4km²)와 맞먹을 정도다. 그곳을 가로지르는 홍천강의 길이는 147km, 폭은 최대 100m에 달한다. 빼어난 경관까지 더해 해마다 피서객들이 몰린다. 매년 20명에 육박하는 익사자가 발생하는 악명 높은 곳이기도 하다. 그랬던 이곳의 익사자가 올해 2명으로 급감했다. 이 지역 부대인 육군 11기계화보병사단과 홍천군이 힘을 합쳐 안전지킴이로 나서고 예방활동을 강화하면서 분위기가 변한 것이다.
25일 육군 관계자에 따르면 11사단은 지난달부터 홍천군과 함께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 활동을 벌이고 있다. 순찰조에 선발된 11사단 부대원들은 4명씩 2개 조를 편성해 하루 3번씩 홍천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안전교육 및 구조·구급활동을 했다.
올 6월 취임한 노승락 홍천군수의 제안이 변화의 출발점이었다. 넓고 긴 홍천강의 특성 때문에 끊이지 않던 익사 사고의 악순환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노 군수는 11사단을 두 번 찾아가 안전사고 예방 협업의 취지를 설명했고 조영진 11사단장(소장)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성경민 11사단 정훈참모 보좌관(대위)은 “본격적인 피서철에 앞서 순찰자로 선발된 부대원들은 의무대 및 홍천소방서에서 심폐소생술(CPR) 교육을 받고, 자동심실제세동기(AED) 등 장비 사용법을 익혔다”며 “물놀이 사고가 많은 곳이나 강물이 깊고 유속이 빠른 곳을 위험 지역으로 세분하고 중점적으로 안전 순찰을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 순찰에 나서는 이들은 홍천소방서 상황실에서 운영하는 비상연락망에도 가입해 있어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상황 접수를 하고 바로 현장으로 이동한다. 순찰조는 이달 15일 만취 상태로 길에 쓰러져 있던 행인을 가족에게 인계했다. 22일엔 래프팅을 하다 급류에 휩쓸린 사람을 구조 로프로 구출하기도 했다. 성 보좌관은 “시민들이 예방활동에 적극 동참해 물놀이 사고 발생 건수 자체도 줄었다”며 “올해 4건의 인명 구조활동을 벌였다”고 말했다.
홍천군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예산 4억3000만 원을 들여 안전요원 90명과 구명조끼 2000벌을 확보했다. 홍천군 남면 물놀이 안전 구조팀장을 맡고 있는 권오석 씨(60)는 “11사단 장병들의 구조 활동 지원으로 많은 인명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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