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신명수 신동방그룹 前회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일 03시 00분


식용유 대표 브랜드 ‘해표’ 키워… 노태우씨 옛 사돈

국내 식용유 대표 브랜드인 ‘해표’를 키워냈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옛 사돈이기도 한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옛 동방유량) 회장(사진)이 지병으로 별세했다. 2004년 그룹이 분해된 지 10년 만이다. 향년 73세.

1941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67년 부친인 신덕균 신동방 명예회장(1999년 별세)이 세운 동방유량주식회사에 입사했다. 그가 7년 만에 사장에 오르는 사이, 회사는 ‘해표식용유’를 내놓았다.

그는 입사 22년 만인 1989년 2월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같은 해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에도 취임했다. 1996년에는 사명을 동방유량에서 신동방으로 바꿨다.

그는 1997년 미도파를 적대적 인수합병(M&A)하기 위해 과도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인수에 실패했다. 이후 외환위기까지 겹치며 1조 원 가까운 부채를 떠안았다. 신동방은 결국 1999년 4개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그룹은 2004년 전분당 사업을 CJ에, 식용유 부문을 사조그룹에 팔면서 공중분해됐다. 신 전 회장은 1999년 재산 국외도피 혐의 등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1990년 딸 정화 씨가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재헌 씨와 결혼했으나 지난해 이혼했다. 하지만 고인과 노 전 대통령의 연은 끝이 아니었다. 그는 2012년 노 전 대통령 측이 “신 전 회장에게 비자금 230억 원을 건넸는데, 신 전 회장이 임의로 사용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내면서 2013년 7월 검찰 조사를 받았다. 신 전 회장은 그해 9월 노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230억 원 중 80억 원을 대납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길자 씨(대한적십자사 여성봉사 특별 자문위원)와 아들 상철(린트 대표) 기준 씨(이그린글로벌 대표), 딸 정화 씨(HLMC 이사)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2일 오전 8시 반. 02-3410-6917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해표#신동방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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