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마다 열리는 국제행사인 생물다양성협약(CBD) 당사국 총회가 29일부터 10월 17일까지 강원 평창에서 개최된다. 이 총회가 국내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정상회의에서 채택돼 이듬해 발효된 CBD는 기후변화협약, 사막방지화협약과 함께 유엔의 3대 환경협약 중 하나다. 평창에서 열리는 제12차 CBD 총회를 앞두고 윤성규 환경부 장관(사진)을 지난달 28일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윤 장관은 “CBD 하면 일반인이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라며 CBD 총회의 홍보대사로 선정되기도 한 반달가슴곰 얘기로 그 의미를 설명했다.
“2004년부터 10년간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에 140억 원 정도가 쓰였습니다. 지금까지 36마리를 방사했는데 새로 태어나기도 하고 죽기도 해 지금 남아 있는 건 37마리죠. 결과적으로 10년 노력하고 한 마리 늘어난 셈입니다.”
윤 장관은 “반달가슴곰처럼 한 번 멸종위기종이 되면 복원하기가 그만큼 힘들다”면서 “이런 점을 전 세계가 각성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자리가 CBD 총회”라고 말했다.
CBD 총회는 지난달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 측 대표단의 참여를 희망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총회 참가 여부에 대한 북측의 공식적인 반응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윤 장관은 “다른 회원국들과 달리 북한은 총회 개최 하루 이틀 전이라도 참여 의사를 밝힌다면 참가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와 산림녹화사업 등 남북이 2007년에 합의해 놓고도 실행에 옮기지 못한 환경협력 6개 분야를 포함해 비무장지대(DMZ)의 평화공원화까지 정치 군사 분야를 벗어나 무릎을 맞대고 논의할 의제는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번 평창 총회의 가장 주목할 만한 의제로 ‘평창 로드맵’을 꼽았다. 평창 로드맵에는 4년 전 일본 아이치 현 나고야 총회에서 채택된 ‘아이치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아이치 목표는 멸종위기종 관리, 생태계 복원, 생물보호지역 확대 등 20개 분야에 걸쳐 2020년까지의 목표를 설정해 놓은 것이다.
윤 장관은 이번 총회가 4년 뒤에 열릴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리허설 성격도 있다는 데 또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총회에는 각국 대표단과 국제기구, 산업계 환경단체 관계자 등 약 2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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