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울산 남구 삼성정밀화학에서 수압을 시험하던 도중 1400t 규모의 물탱크가 폭발했다. 박경탁 울산 남부소방서 소방장(45·사진)이 처음 구조한 노모 씨(22)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노 씨는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방학 기간에 하청업체 직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다 사고를 당했다. 노 씨를 본 순간 박 소방장은 한 가지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빨리 (남은 사람들을) 살려야겠다.’
높이 17m의 물탱크에서 쏟아진 물에 떠밀려 바닥에 떨어지거나 철판에 깔린 사람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종잇장처럼 구겨진 철판 수십 장을 크레인으로 소방관들이 힘을 합쳐 하나하나 들어올렸다. 대형 사고였지만 그나마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소방관들의 헌신적인 구조 덕분이었다.
박 소방장은 대형 사고 현장에서 인명 구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41회 소방안전봉사상’ 대상을 받는다. 출동이 두려운 적도, 죽음 앞에서 직업에 대한 회의를 느낀 적도 많다는 그는 “사람을 구하고 난 뒤 보람 때문에 계속하다 보니 19년째 일하고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가장 가슴 아팠던 순간은 2년 전 가까운 동료를 잃었을 때. 한동안 슬픔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웠다. 이를 극복한 것은 역시 우울증을 앓다 강에 뛰어든 아이를 구해내고 나서다.
올해 소방안전봉사상에는 대상인 박 소방장을 포함해 19명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17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한국화재보험협회(KFPA)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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