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연속 우승 V작전은 꿈나무들의 초심 배우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0일 03시 00분


삼성화재 배구단 신치용 감독, 선수 이끌고 초등생들 특별 레슨

프로배구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오른쪽)이 9일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열린 ‘드림캠프’에서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리시브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삼성스포츠단 제공
프로배구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오른쪽)이 9일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열린 ‘드림캠프’에서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리시브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삼성스포츠단 제공
“개막이 코앞인데 ‘왜 지금 행사를 해야 하느냐’고 선수들이 묻더군요. 그래서 말했죠. 배구를 시작하는 아이들을 만나봐라. 너희들도 그런 때가 있지 않았느냐. 훈련 하루 더 하는 것보다 그때를 생각하며 각오를 새롭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9일 경기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7연패를 달성한 삼성화재 배구단이 초등학교 선수들을 대상으로 ‘드림캠프’를 개최한 것. 드림캠프는 삼성스포츠단 산하 12개 구단이 돌아가면서 유소년 선수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과 멘토링을 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18일 개막을 앞두고 선수들이 훈련 대신 어린이들과 시간을 보내도록 한 것은 신치용 감독(59)의 결정이었다. 어린 선수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려는 본연의 목적 외에도 ‘코트의 제갈공명’다운 노림수가 있었다. 삼성화재는 주포 박철우가 이달 말 입대하기 때문에 전력이 크게 약해졌다. 신 감독은 “국가대표 한 명 없이 시즌을 맞는 것은 처음이다.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팀워크밖에 없다. 선수들이 드림캠프를 통해 ‘초심불망(初心不忘·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음)’할 수 있다면 되레 우리가 도움을 받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가한 경남 고성 거류초등학교는 4∼6학년 학생이 50명뿐인 작은 학교다. 2012년 이 학교로 부임한 유영갑 교장은 23명의 남학생 가운데 19명으로 구성된 배구 팀을 올해 창단했다. 그는 통영 유영초등학교에서 근무할 때도 여자 팀을 만들어 배구 명문으로 키웠다. 신 감독은 “유 선생님은 예전부터 잘 알았다. 이왕이면 소도시에 있는 학생들과 함께 하는 게 좋다고 판단해 거류초등학교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들뜬 표정으로 행사에 참가한 어린 선수들은 프로 선수들로부터 친절한 레슨을 받았고 자신의 우상들과 팀을 이뤄 경기를 하는 등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신 감독이 이날 배구 꿈나무들에게 해 준 인사말은 이랬다.

“여러분, 운동선수는 인성이 가장 중요해요. 친구들을 배려해야 팀이 강해집니다. 선생님 말을 믿으세요(웃음). 그리고 운동을 시작했다면 정말 열심히 하세요. 그게 부모님께 효도하는 길이에요.”

용인=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삼성화재 배구단#드림캠프#신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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