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좀 했는데… 나이 들어 보이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9일 03시 00분


29일 부임 41세 리퍼트 주한美대사 ‘오바마의 어린 참모’ 이미지 벗기 나서

“오늘은 점잖게 입었네.”

24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주미 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부임 축하 리셉션에서 이날의 주인공 마크 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대사(41)의 복장을 보자 그를 잘 아는 몇몇 참석자는 이렇게 말했다.

29일 한국에 부임하는 리퍼트 대사가 최근 들어 부쩍 어른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한다는 평가가 워싱턴 외교가에서 자주 들린다. 지금까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막냇동생뻘’ 최측근으로 젊고 자유분방한 참모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제는 주요 동맹국 대사라는 책임 있는 자리를 맡게 된 만큼 좀 더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필요한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리퍼트 대사는 최근까지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웬만한 회의에는 캐주얼 면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자주 나타났다. 하지만 요즘엔 가급적 정장에 넥타이까지 챙겨 매고 있다. 24일 리셉션에 리퍼트 대사가 넥타이에 갈색 정장화까지 신고 오자 그를 아는 한미 양국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요즘 마크 (리퍼트 대사)가 많이 변했다”는 웃음 섞인 평가가 나왔다.

헤어스타일도 달라졌다. 리퍼트 대사는 삐쭉삐쭉 선 스포츠형 머리 모양이 트레이드마크였지만 요즘은 차분히 가라앉는 ‘공무원 스타일’로 길렀다. 나이에 비해서 동안(童顔)이라는 것을 자신도 아는지 최근 특파원들과 만나 “나이 들어 보이려고 머리를 좀 길렀다”고 말할 정도. 하지만 개구쟁이 같은 미소에 말할 때는 큰 동작을 취하는 등 전형적인 미국 젊은이의 모습도 아직 남아 있다. 그는 특파원들에게 자신의 골프 실력을 설명하면서 옆사람이 닿을 정도로 드라이버를 크게 휘두르는 자세를 취해 보이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의 지인들은 그가 주한 미대사라는 자리에 맞게 노력하고 있는 만큼 한국인들이 ‘대통령의 젊은 측근’이라는 편견 없이 당분간 지켜봐 줄 것을 당부했다. 워싱턴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햄리 소장은 최근 기자에게 “리퍼트 대사가 어리다고 한국에서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 걸로 아는데 이는 공정하지 못하다”며 “그는 나이에 비해 아시아 정책을 다룬 경험이 많고 주어진 사안에 집중하는 힘이 대단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마크 리퍼트#주한 미국대사#헤어스타일#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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