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때 끌려가 일본군 성노예가 돼 참혹한 고통을 받았던 길원옥 할머니(87)가 11월 29일 프랑스 파리7대학에서 열린 강연에서 일본 정부가 조속히 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길 할머니는 이날 ‘일본군 위안부 정의 회복과 전시 성폭력 근절을 위한 국제회의’에 참가해 “살아생전에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라면서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해 청중을 숙연케 했다.
이날 회의에서 일본 근대사 전문가인 하야시 히로후미(林博史) 간토가쿠인(關東學院)대 교수는 “고노(河野) 담화가 발표된 1993년 이후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문서가 500개 이상 발견됐다”면서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 문서들이 위안부와 관련됐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노 담화는 재조사 또는 경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일제하 군의 책임을 분명하게 규정하는 데 이용해야 한다”면서 “이는 피해 여성의 인권과 존엄성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퍼트리샤 비저셀러스 국제형사재판소(ICC) 특별자문관도 ‘국제형사법하에서 노예제’라는 주제 발표에서 “노예매매금지법은 아시아태평양전쟁 중 행해진 일본군 성노예 범죄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서 일본 정부의 책임을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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