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네이버 밴드 개설, 병영-가정 소통 실험중
예하부대서 2만5000개 운영… 병영문화 개선 창구로 활용
육군 1사단 수색대대에서 근무 중인 임효빈 상병(21)은 최근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을 끝내고 부대로 복귀한 뒤 동료들이 준비한 깜짝 생일파티에 감격했다. 부대 측은 임 상병이 축하를 받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중대의 밴드(BAND)에 올렸고, 이를 본 임 상병의 부모는 ‘감사합니다, 엄마보다 낫네요’라고 감사를 전했다.
육군 7포병 여단에 복무하는 아들을 둔 한 부모는 최근 부대 면회를 가던 중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아들이 근무 중인 부대 밴드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 글을 본 소대장이 부대로 오는 길을 안내해 무사히 면회를 마칠 수 있었다.
모바일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밴드’가 병영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육군이 병영문화 개선 대책의 하나로 예하부대에 밴드를 개설해 군과 가정의 소통을 적극 장려한 덕분이다. 28일 현재 육군 예하부대가 운영하는 밴드는 2만5000여 개에 달한다.
병사와 부모가 원하면 밴드에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 육군이 1∼13일 40개 대대의 병사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대 밴드 가입 비율이 부모는 82%, 병사는 63.4%로 각각 조사됐다. 육군 관계자는 “군 복무 중인 아들에 대한 걱정과 관심으로 부모들의 밴드 가입률이 병사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예하 부대와 부모는 밴드를 통해 전입 장병과 선·후임 병사를 소개하고 병영생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대·부모·병사가 함께하는 생일 축하, 칭찬 릴레이, 감사 나눔 릴레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육군은 전했다.
군 관계자는 “6사단의 한 병사 아버지는 10여 년 전 척추를 다쳐 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개설한 부대 밴드로 아들의 안부를 늘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53사단 헌병대 밴드 운영자인 신서이 중위(25)는 “SNS 소통채널을 통해 소대원들을 예전보다 더욱 잘 이해하게 됐다”면서 “부모들도 걱정을 많이 덜었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부대 밴드가 활성화되면서 군사기밀 유출에 유의하고 있다.
육군의 다른 관계자는 “밴드 운영자인 중·소대장과 부대 보안담당관이 수시로 밴드 게시물의 보안 위반 여부를 확인한다”며 “병사들은 부대에서 촬영한 사진을 밴드에 올릴 수 없지만 중·소대장 등 부대 간부와 부모, 가족, 친구들은 일상 활동의 사진을 게시해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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