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한주호 해군 준위(당시 53세)의 동상 제막식이 열린 27일 오후. 한 준위의 모교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수도전기공업고 강당 연단에 선 부인 김말순 씨(58)는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2010년 3월 30일 서해 백령도 천안함 폭침 해상을 탐색하다가 숨진 한 준위를 위해 동상까지 만들어 준 후배들과 우리 사회의 손길에 감복했기 때문이다.
한주호 동상건립추모사업회와 수도전기공고 총동문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해군 관계자, 유가족 대표 등 290여 명이 참석했다. 한 준위가 평생을 바친 해군에서는 의장대 18명까지 파견해 행사를 더욱 빛냈다.
한 준위 동상 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동상을 감싸고 있던 천을 벗겨내는 순간이었다. 부인 김 씨 등 유가족을 포함한 제막위원 20명이 동상 좌우에 정렬해 함께 천을 벗겨내자 금빛 해군 특수전전단(UDT) 군복과 오리발을 끼고 산소탱크를 어깨에 짊어진 한 준위의 생전 모습이 드러났다. 동상 하단엔 ‘한주호 준위’라는 한글과 함께 영문 ‘Han Juho warrant officer’도 함께 새겨져 후세가 그를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게 했다.
‘수도총동문회 한주호 추모사업위원회’의 홍세기 위원장(58)은 “2010년 5월 수도전기공업고 총동문회 정기총회에서 한 준위의 살신성인과 책임감, 이타적인 삶을 기려 후배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동상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와 추모사업회를 발족했다”며 “4년 8개월 동안 1억2000만 원을 모금해 준비 기간을 거쳐 동상을 제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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