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사회론’으로 유명한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 뮌헨대 교수(사진)가 1일 심장마비로 타계했다. 향년 70세.
그는 위르겐 하버마스(독일), 앤서니 기든스(영국) 등과 함께 현대 유럽에서 손꼽히는 사회학자 중 한 명이었다. 그가 1986년 출간한 ‘위험사회(Risk Society)’는 세계 35개국 언어로 번역돼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서구 주도의 산업화와 근대화가 가공스러운 ‘위험사회’를 태동시켰다며 ‘성찰적 근대화’를 촉구했다. 벡 교수는 지난해 7월 한국을 방문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특강에서 “사회적 위험이 새로운 방향에 대한 성찰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고인은 세계화, 기후변화, 테러리즘, 금융위기 등 현대사회를 흔드는 도전들을 연구했으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2012년 저서 ‘경제위기의 정치학’에서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전범 국가의 잘못을 망각하고 유럽 재정위기를 빌미로 다시 권력을 쥐려고 한다”며 메르켈 총리에게 마키아벨리의 권력론에 빗대 ‘메르켈리아벨리’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벡 교수는 ‘위험사회’ 외에 ‘정치의 재발견’ ‘지구화의 길’ ‘적이 사라진 민주주의’ ‘세계화란 무엇인가’ 등 수많은 명저를 남겼다. 그는 2012년 부인과 함께 쓴 ‘장거리 사랑’이란 책에서 인터넷의 익명성과 비육체성을 통한 새로운 사랑의 형태를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1944년 독일 슈톨프에서 태어나 뮌헨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뮌스터대, 프라이부르크대, 영국 런던정경대 등에서 교수로 활동했으며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의 자문역을 맡는 등 현실 정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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