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한 육군 12사단 소속 이지혁 일병(오른쪽)이 나상웅 3군단장으로부터 꽃다발과 함께 격려를 받고 있다. 국방부 제공
간경화로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한 육군 병사를 위해 동료 장병들이 모금을 벌여 거액의 수술비를 지원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강원도 중동부 전선 육군 12사단 일반전방소초(GOP) 대대 소속 이지혁 일병(21)은 지난해 11월 전남대병원에서 아버지와 함께 수술대에 올랐다. 간경화가 악화돼 위독한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하기 위해서였다. 누나와 여동생의 간은 크기가 작아 이식할 수 없다는 병원 측의 설명을 듣고 이 일병이 망설임 없이 나섰다.
이 일병의 소식을 접한 부대 측도 입원이나 수술에 차질이 없도록 휴가 등 최대한 배려했다. 이 일병은 10시간 동안 자신의 간 60%를 떼어내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 이 일병과 아버지 모두 건강하게 회복 중이다.
하지만 4500여만 원에 달하는 수술비는 어려운 형편인 이 일병 가족에게 큰 짐이었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의 후원금 1000만 원과 친지와 지인들이 1000만 원을 모았지만 여전히 2500여만 원이 부족했다.
이에 대대장인 장주범 중령 등 동료 장병들이 모금을 시작하자 주변에서 온정의 손길이 잇따랐다. 이 일병의 효심을 지켜주기 위해 3군단과 12사단 사령부를 비롯해 인접 부대 장병들까지 동참하면서 모금 운동 3주 만에 2000여만 원이 모아졌다. 이 일병은 “내 가족처럼 발 벗고 나서 도움을 주신 모든 장병들에게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는 군생활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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