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동아일보를 통해 금연일기가 처음 공개된 뒤 만나는 사람마다 담배 이야기를 꺼냈다. 첫인사부터 “금연하시더니 얼굴이 좋아지셨다”라고 말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 국무위원들로부터 “축하한다”, “꼭 성공해라” 등 격려 문자메시지도 받았다.
보건복지부 내에서도 금연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기쁘다. 복지부 실장 네 분 중 유일하게 담배를 피웠던 이태한 인구정책실장과 금연 종합 대책을 추진하며 애를 많이 쓴 류근혁 건강정책국장이 금연에 동참하기로 했다. 나 한 사람의 결심이 금연 운동으로 확산되는 것을 보며 “담배 끊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담뱃값을 올리는 데 힘을 모았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경제수석비서관이 금연에 참여해 힘이 됐다. 얼굴을 볼 때마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어서 담배를 참을 수 있는 것 같다”며 의지를 다지곤 한다. 한때 이분들과 ‘흡연 3인방’으로 불렸는데, 앞으로는 ‘금연 3인방’이라는 닉네임을 붙여주셨으면 한다.
담배를 끊은 지 16일째. 금연의 효과가 벌써 조금씩 나타나는 것 같다. 평소에는 오후가 되면 목소리가 갈라지고 가라앉는 경우가 많았다. 업무 특성상 국회나 보건복지 현장을 찾아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후에도 목소리가 잘 나와 기분이 좋다.
물론 금단 증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침에 기상 뒤, 식사를 마치고 포만감을 느낄 때 담배 생각이 가장 많이 난다. 습관처럼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담배를 찾곤 한다. 하루 이틀은 불안한 마음이 들어 잠을 설치기도 했다.
하지만 경구용 금연보조제는 먹지 않고 있다. 금연클리닉에서 준 붙이는 금연패치를 한두 번 사용했는데, 잠이 잘 오지 않아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박하향이 나는 금연 보조기구를 물고 있거나, 손가락 운동을 하는 악력기를 사용하면서 담배 생각을 떨치기도 했다. 아몬드 땅콩 등 견과류도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먹는다. 이동하는 차, 사무실 곳곳에도 견과류를 가져다 놨다.
아내가 매일 아침 집을 나설 때마다 챙겨주는 구강청결제도 효과를 볼 때가 많다. 구강청결제를 입안에 머금다 뱉으면 상쾌한 기분이 들면서 담배 생각이 사라지는 것 같다.
새해 금연을 결심하신 분들께 당부드리고 싶은 한 가지는 전자담배는 절대 가까이 하지 말라는 것이다. 전자담배를 금연 보조제로 홍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일반 담배 이상으로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가 많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금연에 모두 성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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