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서울시향 감독이 재계약 조건으로 요구한 것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9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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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62)은 19일 서울시가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과 적정예산 배정 등 지속적인 지원을 보장하지 않을 경우 향후 재계약은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이날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 건립과 예산 지원이 담보돼야 할 것”이라면서 “꼭 필요한 것을 받아내지 못하면 재계약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만료된 정 감독과의 계약을 1년 임시 연장했으며 향후 계약조건을 조정해 재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폭언 논란을 빚은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가 사퇴한 뒤 정 감독이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인 자리였다. 정 감독은 서울시향의 예산이 3년 전보다 20% 삭감됐음을 거론하면서 “투자가 늘어나야 발전한다. 계속 깎으면 발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4월 예정된 미국 7개 도시 순회공연 예산이 전액 삭감된 데 대해 “(공연을) 못 가게 되면 시향이 창피를 당하는 것이고 세계무대에서 펑크 내는 오케스트라로 알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감독은 전용 콘서트홀 건립에 대해서는 “시가 ‘거의 결정됐다’고 하고 있어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지난해 말 박 전 대표가 제기한 ‘서울시향은 정명훈 감독의 사유화 조직’이라는 주장에 대해 “저는 음악밖에 모르는 사람이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제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더욱 그렇게 되길 바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고액 연봉 논란에 대해서는 “돈이 얼마나 드느냐를 떠나서 그 사람이 그만큼 일을 잘하고 있느냐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또 자신이 예술감독으로 활동해온 지난 10년 간 “서울시향은 아시아에서 가장 잘하는 오케스트라가 됐다”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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