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항 세계일주’ 김승진 선장
강풍 - 높은파도로 악명 높은 남미 최남단 ‘혼곶’ 앞바다 통과
지난해 10월 19일 아라파니(ARAPANI·바다달팽이)라는 이름의 43피트짜리 요트를 타고 충남 당진시 왜목항에서 ‘무기항(無寄港) 단독’ 세계일주에 나선 김승진 선장(53·사진)이 이번 항해의 최대 난관인 혼 곶(케이프 혼) 앞바다를 무사히 통과했다.
남미 대륙과 남극해 사이 오르노스 섬 남단에 있는 혼 곶(남위 55도 58분·칠레)은 강풍과 높은 파도 때문에 ‘바다의 에베레스트’ ‘선원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곳. 김 선장은 항해 107일째인 2일 오후 10시 40분(한국 시간) 혼 곶을 통과했으며 당시 바다는 건물 2층 높이의 삼각파도와 순간 풍속이 50노트를 넘나드는 돌풍에 비바람까지 몰아쳤다고 왜목항 육상지원팀의 박주용 선장은 전했다.
한국인으로 혼 곶 앞바다를 통과한 사람은 김 선장이 최초다. ‘무기항 세계일주’는 경도(經度)를 한 방향으로만 항해해 적도를 두 번 지나야 하며, 항해거리가 2만1600해리(약 4만 km)를 넘어야 한다. 혼 곶 통과도 조건 중 하나로, 여기를 무사히 항해한 사람은 ‘케이프 호너(Cape Horner)’라는 명예를 얻는다.
김 선장은 현재 포클랜드 제도를 지나 대서양을 항해하고 있다. 김 선장은 3일 육상지원팀과의 위성통화에서 “남태평양과 남대서양이 이렇게 다를 수 있습니까? 지금은 비도 그치고 날씨도 무지 좋습니다!”라고 컨디션을 전했다. 김 선장은 또 “이제 중반을 넘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처음 예상했던 대로 210일 안에 항해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선장의 예상대로라면 3월경 남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지나고, 4월쯤 인도네시아의 순다 해협을 통과해 5월경 출발지인 왜목항으로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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