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못생긴 전쟁고아였던 나를 원하지 않았지만 그게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어요.”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전쟁고아에서 세계적인 발레 스타가 된 미케일라 드프린스 씨(20·여)의 이야기가 감동을 불러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 흑인 여성이 드문 발레 무대에서 촉망받는 발레리나로 성장한 드프린스 씨가 “악몽에서 벗어나 꿈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드프린스 씨는 시에라리온 내전 시기였던 1995년에 태어났다. 당시 내전은 11년간 이어져 사망자만 5만 명이 발생했다. 아몬드 광산 노동자였던 아버지는 드프린스 씨가 세 살 때 반군에게 살해됐다. 아버지를 잃은 드프린스 씨는 삼촌 집에서 살았지만 삼촌의 박대로 어머니가 굶어 죽자 보육원에 맡겨졌다.
드프린스 씨는 보육원에서 “악마의 자식”이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 어린 시절 앓은 피부병인 백반증(피부탈색증) 때문에 목과 가슴에 흰 얼룩이 덕지덕지 생겼기 때문이다. 친구들은 그에게 “너는 너무 못생겨서 아무도 데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놀렸다.
하지만 네 살이던 1999년 그는 분홍색 튀튀(주름이 많은 발레용 치마)를 입고 토슈즈를 신은 채 발끝으로 서 있는 발레리나의 잡지 커버 사진을 보게 됐다. 발레가 무엇인지조차 몰랐지만 그는 “언젠가 저런 모습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같은 해 그는 미국 가정에 입양돼 양어머니의 도움으로 발레를 배울 수 있었다. 발레학교에서 동작을 익히며 15세가 되었을 때 ‘미국 청소년 그랑프리’ 발레대회에 출전할 기회를 얻었다. 그는 이 대회에서 최종 결선에 진출해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는 자격을 얻었다.
드프린스 씨는 이 학교를 졸업한 뒤 지난해 8월 네덜란드국립발레단에 입단했고 혼자 공연할 수 있는 솔로이스트 자리로 올랐다. 소속 발레단에서 흑인 무용수는 그가 유일하다. 그와 양어머니가 함께 지난해 10월 출간한 자서전 ‘비행기를 타다: 전쟁고아에서 스타 발레리나까지’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신문 방송 등 언론에도 출연하며 명성을 얻었다.
드프린스 씨는 “어렸을 적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를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최근 깨달았다”며 “발레단의 주역 무용수가 된 후 40세 때 고향인 시에라리온에 발레학교를 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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