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특사 동원해 한-일 과거사 갈등 중재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8일 03시 00분


한미 넥서스 프로그램 1기… 애링턴 조지워싱턴대 교수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화해할 수 있도록 고위급 특사를 동원해 과거사 문제 해결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미국 내 차세대 한반도 및 동아시아 전문가로 꼽히는 설레스트 애링턴 조지워싱턴대 정치학과 조교수(35·사진)는 16일 “미국 정부의 특사는 현직 고위급 당국자일 수도 있고 그 자리를 거쳐 간 전직 고위급일 수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교민들이 일본의 역사수정주의에 활발히 대응하고 일본 우익 세력에 대한 미국 정책결정자들의 불만도 커지는 상황이어서 미 행정부는 일본 정부가 과거 주변국들에 대한 폭력적인 행위를 명백하게 인정하도록 계속 촉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의회 연설이나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 기념 연설이 상호 불신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할지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한일 과거사 문제를 잘 다루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등 1945년 원폭 투하 지역을 방문하는 데 관심을 나타냈지만 언제 성사될지 모르겠다. 미 행정부에는 다른 더 급한 의제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미국 맨스필드재단이 차세대 한반도 전문가 육성을 위해 2013년 5월 시작한 ‘한미 넥서스 프로그램’ 제1기 스칼라로 선정돼 2년 가까이 한일 관계를 연구해 왔다. 애링턴 교수는 “과거사 문제 등을 둘러싼 한일 양국 간 법정 소송이 표면적으로는 두 나라의 갈등을 키웠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양국의 관련 법조인과 학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서로 이해하고 협조하고 화해하는 기회도 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피해자와 관련 인물들의 실제 목소리가 언론 등을 통해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넥서스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한미 양국의 전문가들과 인맥을 형성하고 학자이자 정책전문가의 관점에서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를 포함한 1기 스칼라 10명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워싱턴 카네기평화재단에서 콘퍼런스를 열고 각자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했다. 이들은 이를 최종 정책보고서로 제출한 뒤 과정을 수료한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한미 넥서스#애링턴#과거사#한국#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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