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인시장에서 어려운 사람에게 ‘1000원짜리 행복 밥상’을 제공했던 김선자 할머니(73)가 18일 세상을 떠났다.
김 할머니는 2010년 8월 대인시장에 ‘해뜨는 식당’을 열었다. 자신도 넉넉지 않았지만 3가지 반찬과 된장국이 나오는 정성스런 백반을 1000원에 팔았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배추겉절이, 무나물 등 제철음식이 늘 끊이지 않았다. 시장을 찾은 시골노인, 독거노인, 장애인 등이 단골손님이었다.
처음에는 한달에 200만 원이 넘게 적자를 봤다. 김 할머니의 아들 2명이 매월 100만~200만 원을 보탰지만 적자를 감당하지 못했다. 해뜨는 식당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쌀, 반찬을 후원하는 손길이 이어졌다. 적자가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혼자 감당하기는 어려웠다. 힘겹게 식당을 꾸려가던 김 할머니는 2012년 5월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아 식당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대인시장 상인들은 이듬해 5월 김 할머니를 대신해 식당 문을 다시 열었다. 김 할머니는 이날 “식당 운영이 계속 되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홍정희 대인시장 상인회장(67·여)은 “상인들이 할머니를 대신해 행복 밥상을 계속 차릴 것”라고 말했다. 빈소는 광주 북구 성요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0일 오전 8시 진행되고 장지는 광주 영락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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