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부 이름을 양성평등부로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한일 양국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기획해 위안부 문제를 다룬 상업영화가 만들어진다. 정부 주도로 위안부 관련 영화가 제작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18일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여성부가 기획한 위안부 소재 영화가 4월 투자설명회를 갖고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다”고 밝혔다.
여성부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2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 6월부터 CJ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시나리오 공모전을 개최해 최종 4편을 선정했다. ‘마츠코의 전쟁-눈물의 자격’(가제) 등 선정된 4편의 시나리오는 3월 말까지 수정과 보완을 거쳐 다음 달 투자사와 감독 선정을 위한 투자설명회에 올려진다.
김 장관은 “기존 위안부 영화와 달리 이번 영화는 국내외 관객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대중성이 뛰어난 영화로 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1994년)처럼 극적 재미가 있으면서도 전쟁 희생자들의 실상을 알릴 작품 제작이 목표라는 얘기다. 국내서는 위안부를 다룬 영화로 ‘소리굽쇠’(지난해 개봉) ‘귀향’(제작 중) 등 극영화와 몇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었지만, 이는 모두 제작비가 적은 독립영화로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지 못했다.
여성부는 시나리오 단계부터 학계와 영화계의 최고 권위자들을 참여시키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시나리오 심사에는 윤미향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 상임대표와 ‘집으로…’(2002년)를 연출한 이정향 감독 등이 참여했다. 시나리오 공모 예산 2억 원은 국내 상업영화에서도 최대 규모다.
내달 투자설명회에는 국내 대표적 영화 투자배급사인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CJ문화재단 관계자는 “국내 유명 감독 중에는 선정된 시나리오에 관심을 보이는 이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 제작사가 선정되면 감독과 주연 배우 캐스팅을 거쳐 영화가 본격 제작에 들어간다.
선정된 4편은 모두 대중성과 작품성을 갖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정향 감독은 심사총평에서 “선정된 4편은 신선함, 기발함이 엿보였다”며 “인큐베이팅(보완과 수정) 과정을 거치면 많은 이의 관심과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좋은 영화가 탄생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최근 대학과 군대 내에서 잇따른 성폭력 사건으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 것과 관련해 “대학 졸업을 위한 필수 과목에 성폭력 예방교육을 포함시킬 것”이라며 “또한 군대와 대학 내 성폭력사건 징계위원회에 외부 전문가 1인을 반드시 참여시켜 객관성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두 가지 방안을 현재 교육부와 국방부에 요청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김 장관은 25일 출범하는 여성부 산하 양육비이행관리원에 대해 “간통죄 위헌 결정으로 여성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양육비이행관리원은 여성 보호와 자녀들이 어떤 환경에서든 안정적으로 성장하도록 끝까지 돕는 안전장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리원은 이혼 시 전 배우자가 양육비를 주지 않을 경우 국가가 나서 채권 추심, 상담, 소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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