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꿈나무재단 30주년]
숨진 아들 기리며… 팔순비용 쾌척… 폴리텍대에 6억5000만원 장학금도
동아꿈나무재단에는 불우한 이웃의 꿈을 응원하며 정성 어린 기탁금을 전하는 독지가의 손길이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2013년 사고로 아들을 잃은 김노성 씨(84)는 아들의 사망보상금 중 일부인 1000만 원을 기탁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아들 생각에 가슴이 미어졌던 것. 김 씨는 “학비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는 뜻을 재단에 전했다.
2월 1000만 원을 기탁한 정현모 씨(80)는 “사회에 봉사하고 불우 이웃을 도우며 살아가는 뜻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철도공무원으로 근무했던 정 씨는 평소 직장 동료들이 기부하는 것을 보고 이웃을 돕겠다고 생각해왔지만 여유가 없어 차일피일 미루다 뒤늦게 평소의 꿈을 실천에 옮겼다. 정 씨가 기탁한 돈은 그의 세 딸이 팔순 잔치를 위해 모은 돈. 그는 딸들에게 “잔치를 하지 말고 그 돈으로 세상에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는 일을 하자”며 자신의 연금까지 보태 기탁금을 마련했다.
동아꿈나무재단의 기탁자는 현재 309명.
시작은 1971년 실향민 오달곤 씨(1985년 작고)였다. 제주 서귀포시에서 감귤 농장을 운영하던 오 씨가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을 맞는 2020년부터 가난한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며 100만 원을 기탁한 것이 동아꿈나무재단이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동아일보는 1974년 유신정권의 광고탄압 당시 독자들이 보내준 격려광고금 등을 합한 3억 원으로 1985년 동아꿈나무재단을 출범시켰다. 올해 기탁금은 약 166억 원으로 늘었다. 최다 기탁자인 김윤철 관악문화원 원장은 1990년부터 226회에 걸쳐 4억3730만 원을 기탁했고 10회 이상 기탁자는 나기환 씨(195회), 정현철 씨(67회), 김대기 씨(58회), 김병헌 씨(55회), 정관영 씨(38회), 김정자 씨(37회), 강태욱 씨(32회) 등 23명이다.
기탁금은 △장학사업 △교육기관 지원사업 △청소년 선도사업 △학술연구비 지원사업 등으로 쓰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4억7000만 원이 사업비로 쓰였다. 특히 재단이 힘을 쏟는 분야는 장애 학생을 위한 사업. 신체장애 학생과 특수학급을 지원할 뿐 아니라 2007년부터 올해까지 9회에 걸쳐 ‘대한 농아인 야구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한편 동아꿈나무재단은 해마다 한국폴리텍대에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재단이 2000년 이후 지급한 장학금은 총 6억5000만 원. 동국대 컴퓨터공학과에 다니다 가정형편으로 학업을 중단했던 정응환 씨(29)는 지난해 재단 장학금을 받아 한국폴리텍대 인천캠퍼스에 입학했다. 정 씨는 “앞으로 내가 받은 혜택을 사회에 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동아꿈나무재단 이원용 이사는 “기부금을 전달하는 한 분 한 분의 정성을 모아 우리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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