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나신 나라서… 네팔의 아픔 나누어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4일 03시 00분


400여개 군법당 통해 돕기운동… 조계종 군종교구장 정우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군종교구장이자 통도사 서울포교당 구룡사 회주로 네팔 돕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정우 스님. 동아일보DB
대한불교조계종 군종교구장이자 통도사 서울포교당 구룡사 회주로 네팔 돕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정우 스님. 동아일보DB
“부처님 탄생지 룸비니가 있는 네팔에서 참혹한 사고가 나 안타깝습니다. 가난하다면 가난한대로, 넉넉하다면 넉넉한 마음으로 아픔을 나누는 것이 부처님 법으로 먹고사는 사람의 도리이기에 정성을 모았습니다.”

네팔 지진 사고 이후 1억 원을 쾌척하고 400여 개 군법당을 통해 네팔돕기운동을 펼치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군종교구장 정우 스님(63)의 말이다.

정우 스님은 지진이 발생하자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홍법문화재단과 회주로 있는 통도사 서울포교당 구룡사, 고양시 여래사에서 기금을 모아 지난달 26일 조계종 공익재단인 아름다운동행에 성금을 기탁했다.

2일 구룡사에서 만난 정우 스님은 네팔의 지인이 e메일로 보내온 네팔의 티베트 사찰 사진을 보여줬다. 네팔 포카라에 있는 이 사찰은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전각 등이 파손돼 많은 수행자들이 노숙하고 있는 상태다.

“네팔은 출가 이후 셀 수 없이 여러 번 찾은 나라입니다. 룸비니 공항 부근의 퓨처라이트 학교의 경우 20여 년 전부터 학교 건립과 운영에 힘을 보태왔습니다. 가난하지만 부처님의 법대로 항상 바르게 살아온 이들의 고통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우 스님은 이번 네팔뿐 아니라 아이티 대지진, 일본 지진해일, 필리핀 대홍수 등 큰 자연재해가 있을 때마다 적지 않은 성금을 기탁했다. “세계는 한 송이 꽃, 세계일화(世界一花)나 지구공동체라는 말을 꺼내지 않아도 한쪽이 아프면 다른 쪽도 성할 수 없죠. 우리나라가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 받을 때 세계의 도움을 받은 것을 생각해서라도 다른 이들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죠.”

정우 스님은 불교계뿐 아니라 개신교와 가톨릭 등 이웃 종교계의 구호활동과 시민들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했다. “요즘처럼 갈등이 많은 한국 사회에서 관심과 배려야말로 가장 아쉬운 가치입니다. 힘을 보태는 모습을 보면서 어려운 시대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을 발견합니다.”

정우 스님은 불가피하게 자신의 이름이 앞섰지만 “구룡사와 여래사 신도들을 포함해 형편에 맞춰 마음을 내 준 불자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정우 스님은 “네팔 지진에 대한 뉴스와 현지 지인들의 소식을 보면 피해 규모가 너무 커서 복구 과정에도 많은 시간과 재원이 필요한 것 같다”며 “전국에 있는 군법당을 통해서도 꾸준하게 모금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룸비니#네팔#네팔돕기운동#정우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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