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낭만 대신 미래기술을 꿈꿨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8일 03시 00분


폴리텍대 산학협력 이수자들… 항공우주산업 정규직으로 특채

한국폴리텍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산학협동취업모델 덕분에 KAI의 정규직 사원으로 입사한 오진원 씨(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와 문성안 씨(앞).한국폴리텍대 제공
한국폴리텍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산학협동취업모델 덕분에 KAI의 정규직 사원으로 입사한 오진원 씨(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와 문성안 씨(앞).한국폴리텍대 제공
첫 국산 초음속고등훈련기 T-50을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남 사천 공장.

한국폴리텍대 항공기계과를 졸업한 오진원 씨(23)는 올해 초 KAI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돼 공장에서 직접 T-50을 조립하고 있다. 부산에서 인문계 고교를 졸업한 오 씨는 아무 생각 없이 4년제 대학을 가서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차라리 기술을 배우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아버지도 “항공산업이 유망하다”며 “관련 기술을 배우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마침 인근 경남 진주에는 항공 관련 학과들로 구성된 폴리텍대 항공캠퍼스가 있었다. 친구들이 대학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고 있을 때 오 씨는 이곳에 입학해 열심히 기술을 배우며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난해 3월 폴리텍대는 KAI와 ‘KAI 트랙’ 협약을 체결했다. KAI에서 요구하는 교과과정 20학점을 폴리텍대에서 이수하고, 현장실습 3학점은 KAI에서 이수한 학생이 일정 성적 이상을 받으면 KAI의 정규직 사원으로 특별 채용하는 제도다. KAI의 정규직 사원은 초봉이 약 40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좋은 일자리다. T-50 수출 등으로 전문 인력이 많이 필요하게 된 KAI와 학생들의 현장 경험을 높여주기 위한 폴리텍대 사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만들어진 산학 협동 취업 모델이었던 것. 오 씨는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KAI 트랙을 거쳐 입사했다. 그는 “4년제 대학을 갔다면 이런 직장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며 “실습을 통해 경험을 풍부히 쌓다 보니 기술이 빨리 늘었고, 적응도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공장 정비동에서 일하고 있는 문성안 씨(24) 역시 부산에서 인문계 고교를 졸업했지만 폴리텍대 항공캠퍼스에 입학해 엔지니어로서의 길을 택했다. 고3 때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하루빨리 취업을 해야 했던 문 씨도 4년제 대학 진학보다는 기술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항공정비과에 입학한 문 씨는 앞서 KAI에 들어가 일을 하고 있던 선배들을 보면서 꿈을 키워 나갔다. 문 씨도 열심히 공부한 끝에 KAI 트랙에 선발됐고, 올해 초 오 씨와 함께 KAI에 입사했다.

지난해 KAI 트랙을 이수한 뒤 KAI에 입사한 사람은 오 씨와 문 씨를 포함해 총 9명이다. KAI 트랙에 참여하지 않고 입사한 2명까지 포함하면 항공캠퍼스는 2012년부터 4년 연속으로 매년 10명 이상을 KAI에 입사시키고 있다. 권일현 학장은 “항공산업은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 분야”라며 “항공 전문 인력들을 더 많이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천=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폴리텍대#산학협력#항공우주산업#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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