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못배운 사람은 내가 마지막이길…”, 전재산 장학금 주고 요양원 간 할머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7일 03시 00분


95세 이종순 할머니 삼육대에 10억

할머니는 평생 학교를 다녀본 적이 없다. 가난 때문이었다. 서른 살이 되던 해 뒤늦게 독학을 하려고 했다. 그때 6·25전쟁이 터져 부산으로 피란 갔다. 공부는 사치였다. 서울로 돌아왔을 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삯바느질부터 화장품 장사까지 안 해본 일이 없었다. 미군이 버린 군복을 주워 팔기도 했다. 고단한 삶이었지만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허름하나마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집을 마련했지만 못 배운 한은 어쩔 수 없었다. 가난해서 못 배우는 사람은 자신이 마지막이기를 바랐다.

이렇게 평생을 살아온 이종순 할머니(95·사진)가 11일 서울 삼육대에 9억 원을 기부했다. 집을 팔고 구입한 오피스텔 임대료로 번 돈 1억여 원을 기부한 지 3년 만이다. 올해는 오피스텔을 처분한 돈 대부분을 내놨다. 남편과 사별하고 지난달 경기도의 한 요양병원으로 들어간 할머니는 “이제야 평생소원을 이뤘다”며 웃었다.

삼육대는 23일 이 할머니를 초대해 보건복지교육관을 ‘이종순기념홀’로 명명하는 현판식을 열었다. 이 할머니는 “정말 아끼고 아껴서 모았다. 이 돈이 나라의 인재를 기르는 데 사용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종순#삼육대#1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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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추천 많은 댓글

  • 2015-05-27 05:47:42

    못 배움에 한이 되는것은 남이 아는걸 내가 모를때 너무 답답하죠 그 때 자신이 못배운 한을 생각합니다 고생도 많이 하시고 노력도 많이 하시고 마지막에 좋은일 하시고 멋진 인생 입니다 .....

  • 2015-05-27 09:54:50

    꿈같은 인생에서 거룩하고 아름다운 회향이십니다

  • 2015-05-27 11:49:05

    참으로 아름답고 귀하신 생각과 행동에 경의를 표합니다. 기념관 또한 영구히 모두의 마음속에 남아있을거고요!....저런게 기념관이지....무슨 교통사고 났는데 떼로 몰려다니고 일년넘게 소란을 피우고...추념관 세우면 뭣하나? 새 똥만 싸대고 누가 가볼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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