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목소리에 해운대는 잠 못 이루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일 03시 00분


‘디바’ 굴레기나 부산서 야외공연… 솔오페라단 ‘아이다’ 나흘간 1만명

지난달 29∼31일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동아일보 후원으로 펼쳐진 오페라 ‘아이다’ 공연 장면. 부산문화의 새 아이콘으로 떠오른 오페라 공연에 관객들의 박수 갈채가 이어졌다. 솔오페라단 제공
지난달 29∼31일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동아일보 후원으로 펼쳐진 오페라 ‘아이다’ 공연 장면. 부산문화의 새 아이콘으로 떠오른 오페라 공연에 관객들의 박수 갈채가 이어졌다. 솔오페라단 제공
5월 29일 오후 9시 35분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 2000여 명의 관객이 ‘원더풀’ ‘브라보’를 외치며 5분 동안 기립박수를 보냈다. 출연진 140여 명은 쏟아지는 환성과 플래시 세례에 큰절을 올렸다.

영화의 전당은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이지만 이날은 부산문화의 새 아이콘으로 떠오른 ‘오페라’ 공연 열기로 가득 찼다. 그것도 좀처럼 보기 드문 야외 공연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한국의 대표적 오페라단인 솔오페라단은 5월 29∼31일 부산에서 정통 오페라 베르디의 대작 ‘아이다’를 무대에 올렸다. 세계 오페라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는 러시아 출신 소프라노 마리야 굴레기나가 아이다 역으로 부산을 처음 찾아 환호를 받았다. 바리톤 엘리아 파비안, 테너 루벤스 펠리차리, 메조소프라노 라우라 브리올리 등 유럽 무대의 스타들도 출연했다. 소프라노 김유섬, 테너 김지호, 바리톤 박대용 등 부산 성악가도 무대를 빛냈다. 파비오 마스트란젤로가 지휘를 맡았다.

이번 공연작은 이집트 황금빛 신전에서 펼쳐지는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그린 베르디의 1871년 작품을 이탈리아 거장 프랑코 제피렐리가 다시 만든 것이다.

하이라이트인 ‘개선행진곡’ 합창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무용수들의 화려한 발레, 달콤한 사랑의 속삭임, 웅장한 무대는 오페라의 진수 그 자체였다. 지난달 28일에는 그랜드 오프닝 콘서트가 열려 베르디 ‘리콜레토-여자의 마음’, 푸치니 ‘투란도트-공주는 잠 못 이루고’ 등 주옥같은 아리아를 선사했다.

4일간 관람객은 1만여 명에 달해 성황을 이뤘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주최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서울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25개국 대표 80여 명이 서울에서 KTX를 타고 와 공연을 보고 당일 귀경하기도 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밤의 바닷바람과 굴레기나의 천상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감명 깊었다. 피라미드 앞에서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디바#부산#야외공연#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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