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뒷면에는 각종 직함이 빼곡했다. ‘다준다연구소 소장, 모두가수닷컴 대표, 프리랜서 진행자, 웃음메이킹 강사, 월드비전 홍보대사….’ 최근에는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혁신위원’이라는 직함까지 포함됐다. 이동학 혁신위원(33·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17일 만난 그는 “1994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생계를 위해 각종 배달, 과일주스 노점상, 레크리에이션 강사 등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고 했다. 군에서 제대한 2003년 당시 열린우리당 지역위원회 창당 행사에서 의자 나르는 아르바이트를 하다 행사 연설을 듣고 입당원서를 냈다. 이후 대학생 정치아카데미, 학생위원회에서 활동하며 현실 정치에 발을 들였다.
그가 소장을 맡고 있는 ‘다준다연구소’는 ‘다음 세상을 준비하는 다른 연구소’의 줄임말이다. 각기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맥주 토크, 찜질방 토크 등을 통해 다양한 주제로 토론한다. 그는 “재미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생활 정치’를 꿈꾼다”고 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과는 일면식도 없고, 혁신위원 10명 중 가장 무명(無名)”이라고 했지만 그간의 경험을 인정받아 혁신위원으로 발탁됐다. 혁신위 관계자는 “이 위원이 치열하게 살아왔고 정치 개혁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연료, 행사 진행료 등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등록금, 사업 자금 등으로 진 빚이 1800만 원가량 된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강연이 취소되는 데다 혁신위원까지 맡게 돼 (수입이) 더 줄게 생겼다”고 볼멘소리를 했지만 “제1 야당을 바꿔 정치를 바꾸고 싶다”는 포부는 명확했다.
“지금 20, 30대는 진영 논리에 아무 관심이 없는데, 정치권은 진영 논리에 갇혀 편 가르기를 하고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그래서는 민생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 새정치연합이 이번에 제대로 바뀌지 않으면 차라리 사라지는 게 낫다.”
‘국회의원을 하고 싶은가’란 질문에 그는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지만 그것이 최종 목표는 아니다”고 했다. “궁극적으로는 공동체 의식을 통해 불평등을 해결하고 싶다. ‘재미있는 젊은 정치’로 세상을 바꿀 사람들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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