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딸들아, 엄마에게 기대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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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용림-나문희씨… 연극 ‘잘자요, 엄마’ 더블캐스팅

연극 ‘잘자요, 엄마’에서 엄마 ‘델마’ 역에 더블 캐스팅된 배우 김용림 씨(왼쪽)와 나문희 씨. 1987년에 국내 초연된 이 작품에서 ‘델마’로 출연했던 김
씨는 28년 만에, 나 씨는 7년 만에 재공연 무대에 선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연극 ‘잘자요, 엄마’에서 엄마 ‘델마’ 역에 더블 캐스팅된 배우 김용림 씨(왼쪽)와 나문희 씨. 1987년에 국내 초연된 이 작품에서 ‘델마’로 출연했던 김 씨는 28년 만에, 나 씨는 7년 만에 재공연 무대에 선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삶이 힘들고 지칠 때,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을 땐 엄마에게 기대렴.’

‘엄마 전문 배우’ 김용림(75) 나문희 씨(74)가 연극 ‘잘자요, 엄마’에 더블 캐스팅돼 연기 대결을 벌인다. 1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12길 수현재씨어터에서 만난 두 배우는 “워낙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더 나이 먹기 전에 꼭 다시 이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며 “매번 연습할 때마다 눈물을 쏟아낼 만큼 가슴을 울리는 명작”이라며 출연 소감을 말했다.

연극 ‘잘자요, 엄마’는 자살할 것을 엄마에게 통보하는 딸과 그런 딸의 자살을 저지하려는 엄마의 하룻밤 이야기를 그린 2인극. 딸 역엔 배우 이지하 염혜란이 더블 캐스팅됐다. 1982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이듬해 미국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을 수상한 수작이다. 한국 초연(1987년) 당시 배우 윤여정이 번역하고 드라마 작가인 김수현 씨가 각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초연 때 김용림 씨는 엄마 ‘델마’ 역을 맡은 적이 있고 나문희 씨는 초연 멤버는 아니지만 2008년에 역시 엄마로 무대에 서 흥행을 이끌었다.

나 씨는 “김용림 씨는 동료이지만 제겐 라이벌인 존재”라며 “항상 김용림 씨가 출연하는 드라마도 열심히 보곤 했는데 이번에 같이 엄마 역할을 맡아 좋은 대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 씨는 “희한하게 드라마에선 나문희 씨와 같은 작품에 출연한 적이 없어 기대된다”며 웃었다.

특히 김 씨는 10여 년 만의 연극 무대다. 김 씨는 “2008년에 후배이자 수현재컴퍼니 대표인 조재현 씨가 이 작품 출연을 제안했는데 TV 드라마 스케줄상 출연을 못했다. 그때 조 대표가 ‘선배님, 언제까지 TV만 하실 겁니까’라고 한마디 하는데 순간 너무 부끄러웠다.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고자 이번만큼은 단박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두 배우가 바라본 ‘잘자요, 엄마’의 매력은 뭘까.

“엄마와 딸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관계와는 다르게 가장 가까운 관계이면서도 서로 직설적으로 가슴을 찌르는 아픔을 주고받는 애증의 관계죠. 실제 많은 모녀들의 관계를 되돌아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김 씨)

“극 중 간질병을 앓는 딸이 병이 완치되는 날 세상에 회의를 느껴 자살이란 선택을 하게 됩니다. 정상적인 사람도 살아가기 힘든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작품이라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나 씨)

7월 3∼19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4만5000∼5만5000원. 1544-1555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김용림#나문희#‘잘자요#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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