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가능성 없는 나라(a basket case)’에서 약 40년 만에 ‘경제발전의 모델국가’가 되었습니다. 한국이 계속 성장하려면 나이, 성별, 인종의 3대 차별을 극복해야 합니다.”
22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연례 만찬 행사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한국의 오늘에 대한 찬사와 미래에 대한 조언을 이렇게 정리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남한)은 북한은 물론이고 아프리카의 소말리아보다도 국내총생산(GDP)이 적은 나라였지만 지금은 선진국 그룹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멤버이고 1인당 GDP가 3만3000달러(약 3630만 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이 최빈국일 때 사람(교육)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한 것은 아주 드문 사례인데 그 발전전략이 많은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23분의 연설 대부분을 ‘한국의 기적 같은 성공’을 소개하는 데 사용한 뒤 마지막 3분 정도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쓴소리’에 할애했다. 그는 “한국 사회가 (연공서열 같은) 연령 차별주의 때문에 젊은 디지털 세대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빨리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남녀 차별주의도 극복해야 한다. 우수한 여학생이 그렇게 많은 한국이 OECD 국가 중 일하지 않는 여성 비율이 가장 높고 남녀 임금 차이도 여전히 크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또 “출산율이 매우 낮은 한국은 다른 피부색, 다른 언어의 이민자들을 ‘같은 한국인’이란 마음으로 적극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행사엔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신임 회장으로 내정된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토머스 번 수석부사장과 차기 이사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가 처음 참석했다. 특히 최초의 여성 주한 대사였던 스티븐스 씨는 화사한 한복 차림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편 코리아소사이어티는 이날 한국과 미국 간 이해와 협력을 증진한 공로로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사진)에게 밴 플리트 상을 수여했다. 밴 플리트 상은 6·25전쟁 당시 미8군 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한 상이다. 김 전 회장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 스티븐스 전 대사가 대리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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