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원자력 기업인 프랑스의 아레바와 7년간 국제특허 소송을 벌인 끝에 2013년 최종 승소 판정을 받았습니다. 오늘 이 상으로 그간의 마음고생이 싹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정용환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재료기술개발단장(58)은 29일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 발표 브리핑에서 담담히 수상 소감을 이어갔다. 정 단장은 “개인적으로도 영광이지만 정부 출연연구원 소속 과학자로 수상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면서 “16년간 프로젝트를 함께한 팀원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밝혔다. 정부 출연연 소속 과학자가 최고과학기술인상을 받은 건 2005년에 이어 두 번째다.
정 단장은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2배 이상 뛰어난 지르코늄 핵연료 피복관을 자체 개발한 공로로 미래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선정한 올해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상용 원전에 사용되는 핵연료 피복관은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으며, 정 단장이 2013년 이 기술을 국내 기업에 이전하면서 국산화의 길이 열렸다.
당시 이전료는 100억 원으로 원자력연구원 연구개발 사상 최고액이다. 관련 기술 개발 특허를 냈는데 프랑스 기업 아레바가 무효 소송을 제기해 법정싸움 끝에 승소했다.
이날 수상자로 이용희 KAIST 특훈교수(60)도 선정됐다. 이 교수는 광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레이저 광원을 초단거리 광섬유 데이터 통신에 적용할 수 있도록 첫걸음을 내딛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광결정을 이용해 아주 작은 레이저 공진기(원하는 빛의 공명을 만드는 장치)를 구현하는 데 있어 세계 최고 실력자로 꼽힌다.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은 2003년 처음 제정됐으며 지난해까지 32명이 수상했다. 시상은 다음 달 2일 오전 10시 20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리는 ‘2015 대한민국 과학기술연차대회’ 개회식에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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