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개인적으로 휴가차 온 적도 있고, 영화 홍보를 위해, 또 캘리포니아 주지사 시절 온 적도 있습니다. 다시 오게 돼서 기쁩니다.”(아널드 슈워제네거)
2일 개봉한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 주인공 터미네이터 T-800 역을 맡은 아널드 슈워제네거(68)와 사라 코너 역의 에밀리아 클라크(28)가 내한했다. 슈워제네거의 내한은 2013년 한국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라스트 스탠드’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지 2년 만이다.
1984년 1편이 나왔던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이번 영화에서 다시 1편이 시작된 시점으로 돌아가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슈워제네거는 “처음 터미네이터로 돌아와 달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훌륭한 대본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이번 영화는 긴장감과 액션, 감정의 소용돌이, 반전이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액션 배우에서 정치인의 길로 들어서 2003∼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그는 이후 ‘라스트 스탠드’를 비롯해 ‘이스케이프 플랜’ ‘사보타지’ 등에 출연하며 다시 배우로 돌아왔다.
‘터미네이터’에선 1984년 당시와는 다른, 나이 든 T-800으로 나온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은 사라를 마치 아버지처럼 돌보며 미래에 대비시키는 역할이다. 슈워제네거는 “오늘 아침에도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1시간 운동했다”며 “1편 때와 같은 몸매가 되기 위해 4kg 정도를 찌웠다. 평소보다 운동을 두 배로 해야 했지만 40년 동안 액션 연기를 해왔던 터라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클라크는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패망한 왕조의 공주이자 세 마리 용을 키우는 강인한 어머니 대너리스 역을 맡으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과거 린다 해밀턴이 연기한 사라 코너가 워낙 유명한 데다 슈워제네거라는 전설과 연기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기쁘면서도 두려웠다. 하지만 슈워제네거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편안하게 대해줬고 촬영 내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클라크는 또 이번 영화에서 악역 터미네이터 T-1000 역을 맡은 이병헌에 대해 “그를 촬영장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울 정도였다. 특수효과가 필요 없는 연기를 하는 배우”라며 “‘터미네이터’ 다음 편을 촬영한다면 그도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슈워제네거와 클라크는 이날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레드카펫 행사와 시사회를 가진 뒤 3일 일본으로 출국한다. 슈워제네거는 기자회견 내내 영화 속 흰 이를 드러내는 특유의 미소를 짓고,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는 등 소탈한 모습이었다.
“이번에 나오는 터미네이터 T-800의 대사 ‘늙었지만 아직 난 쓸모 있지’는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다시 한국에 올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일 비 백(I‘ll be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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