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승씨, 65년만에 참전유공자 인정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6일 03시 00분


이철승씨, 6·25전쟁 당시 학도의용군 창설

이철승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이 이르면 이달 중 ‘참전 유공자’로 등록된다. 7선 국회의원과 신민당 총재 등을 지낸 이 이사장은 6·25전쟁 당시 학도의용군을 창설했다. 동아일보DB
이철승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이 이르면 이달 중 ‘참전 유공자’로 등록된다. 7선 국회의원과 신민당 총재 등을 지낸 이 이사장은 6·25전쟁 당시 학도의용군을 창설했다. 동아일보DB
6·25전쟁 당시 학도의용군을 창설한 이철승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93)이 65년 만에 6·25전쟁 참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이 이사장은 이르면 이달 안에 참전유공자로 정식 등록될 예정이다.

15일 국방부에 따르면 6·25전쟁 관련 기록을 조사한 결과 이 이사장이 학도의용군을 창설한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고 한다. 이 이사장은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실확인서를 전달받았다.

그동안 이 이사장은 6·25전쟁 참전유공자 신청을 하지 않았다. 본인이 직접 참전 사실을 입증해 신청해야 한다는 점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6·25전쟁 65주년 및 광복 70주년을 맞아 참전유공자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지인과 참전유공자들이 신청을 적극 권유했다고 한다. 이 이사장은 이달 안에 국가보훈처에 참전 사실확인서와 함께 참전유공자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국방부의 공식 인정을 받은 만큼 다른 결격사유가 없으면 참전유공자로 정식 등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6·25전쟁이 일어났을 때 전국학련구국대중앙위원장이었던 이 이사장은 수원과 대전지역의 학생들을 규합해 대전에서 학도의용군을 조직했다. 학도의용군은 낙동강방어선에서 벌어진 안강·기계전투에 참전했고 많은 학생이 목숨을 바쳤다. 이 이사장은 “임진왜란 때 의병을 모집했던 것처럼 대한민국이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섰으니 나라를 지키는 학도의병을 모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서울 수복일인 9월 28일이면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 마련된 반탁반공순국학생 충혼탑을 찾아 순국학생 및 전몰학생을 위한 합동 위령제를 지낸다.

이 이사장은 일제강점기 때 학도병으로 끌려갔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뒤 대한민국의 건국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는 2011년 펴낸 회고록 ‘대한민국과 나-이철승의 현대사 증언’에서 동아일보 설립자인 인촌 김성수 선생 덕분에 대한민국 정통세력에 서게 됐다고 회고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인촌 선생이 교장으로 있던 보성전문학교의 학생이었다. 1945년 모스크바 3국 외상회의(3상회의)에서 미국 영국 소련 중국이 한국을 5년간 신탁통치하기로 결정하자 이에 반발한 그는 당시 미-소공동위원회가 있던 덕수궁 앞에서 이에 반대하는 반탁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항일 독립운동의 막둥이 세대로서 김구 선생 등을 직접 모셨다”며 “신탁통치 결정을 뒤집은 것은 당시 유엔을 상대로 맨주먹으로 이룬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 이사장은 “살아오면서 대한민국의 건국에 헌신한 것을 가장 큰 자부심으로 삼고 있다”며 “광복 70주년을 맞아 지금 정부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후세들에게 제대로 교육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선 국회의원과 신민당 총재 등을 지낸 이 이사장은 국회부의장과 헌정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올해 5월 대한민국 헌정회 원로회의 의장에 선출됐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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