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전 KIA 감독(52), 김시진 전 롯데 감독(57), 이만수 전 SK 감독(57)이 19일 경기 연천군 베이스볼파크에 모였다. 2015 한국야구위원회(KBO) 유소년 야구캠프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서였다. 파란색, 주황색, 초록색 모자와 티셔츠를 입은 세 감독은 ‘3인 3색’의 야구교실을 열었다.
펑고(수비훈련을 위해 배트로 공을 쳐 주는 것)를 해주던 포수 출신 이 전 감독은 학생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너무 잘한다, 야” “멋쟁이”라고 외쳤다. “야구의 꽃은?”이라고 이 전 감독이 물을 때마다 학생들은 “캐처”라고 소리쳐 대답했다. “3만 관중 앞에서는 소리가 안 들려요, 모든 건 사인으로 합니다.” 이 전 감독은 실제 경기 때처럼 손가락, 팔, 미트를 이용한 사인을 해 보였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리틀야구단에서 포수를 맡고 있는 김민준 군(12)은 “사인은 처음 배웠다. 지난달 중학교 야구부 입단 테스트에서 떨어졌는데 이번 달 재시험에서는 꼭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 전 감독은 학생들의 다리를 직접 들어올리고 엉덩이도 밀어주며 정확한 투구 자세를 가르쳤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리틀야구단의 박일훈 군(11)은 “제가 원래 던지던 폼과 많이 달랐다. 구속이 느렸는데 선 감독님이 가르쳐 준 대로 던지니 스피드와 제구가 모두 좋아졌다”며 활짝 웃었다. 지켜보던 선 전 감독은 “프로선수들보다도 더 열정적”이라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은 공을 잡는 손가락 모양과 던지는 자세에 따라 달라지는 변화구 설명에 공을 들였다. “직구는 그냥 나오지만 슬라이더는 이렇게 비틀면서 나오지.”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오른손으로는 직구, 왼손으로는 변화구를 던지는 동작을 직접 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이렇게 던지지.” 김 전 감독이 류현진의 서클 체인지업 모양으로 공을 쥐자 학생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KBO 육성위원회 부위원장인 이 전 감독은 “재능기부를 다니다 보니 그동안 유소년야구에 소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더 많은 전설들이 함께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