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아성은 스타를 꿈꾸느냐는 질문에 “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생각한 적도 없다”며 “다양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일 못하고 성실함밖에는 내세울 게 없는 답답한 사람들의 애잔함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러다 저 스스로도 그런 모습이라는 걸 깨닫게 됐죠.”
배우 고아성(23)은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영화 ‘오피스’에서 인턴 이미례 역을 맡아 ‘평범하고 답답한 인턴’부터 ‘괴기스럽고 무서운 인턴’까지 폭넓은 연기를 선보였다. 그를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했다.
‘오피스’는 가족을 무참히 살해하고 종적을 감춘 평범한 회사원 김병국(배성우)이 얼마 후 회사로 들어오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힌 채 사라지고, 그 후 회사 동료들에게 의문의 사건들이 벌어진다는 스릴러물이다.
영화 속 이미례는 성실하지만 일은 잘 못하고 내성적인 캐릭터로 그려진다. 주변 사람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고아성은 “이미례와 비슷하게 애잔한 모습을 가진 사람이 있어 관심을 갖고 봐왔는데 이번 영화에서 녹여내 보려 했다”며 “하지만 그동안 나만의 시선으로 자존감을 지켜 오려고만 했던 내 모습이 결국 ‘이미례’였다는 것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작품 선정에 대해 그는 “특별한 기준은 없다”고 했다.
“영화 ‘설국열차’(2013년)를 촬영한 뒤 인간적이고 따뜻한 영화를 찍고 싶어 ‘우아한 거짓말’(2014년)을 선택했고, 그 뒤에는 내면을 발산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 ‘오피스’를 선택했어요.”
영화 후반부에서 그는 자신이 원했던 ‘발산연기’를 선보인다. “오랫동안 하루에 수차례씩 직장상사를 죽이겠다는 생각을 쌓아오다가 실제로 실행하려는 사람에게 빙의한다는 심정으로 임했어요. 하지만 성공(?)했다고 해서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겠죠.”
그동안 고아성은 영화 ‘괴물’에서 괴물과 사투를 벌이고, 영화 ‘설국열차’에서 약에 취한 소녀를 연기하는 등 또래 배우들과는 다른 독특한 역할을 맡아 연기력을 인정받아 왔다.
특히 올 상반기에 방영된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평범한 여고생이 상류층 며느리로 들어가 당돌한 ‘작은 사모님’이 되는 ‘서봄’ 역을 맡아 대중적 인기도 함께 누리게 됐다. ‘오피스’는 ‘풍문으로 들었소’ 촬영 이전에 찍었다.
“그동안 대중은 어려운 존재라고 생각해 왔는데요, ‘풍문으로 들었소’를 통해 대중이 스스로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왔어요.”
이한 감독과 ‘우아한 거짓말’을 함께한 그는 영화 ‘오빠 생각’으로 이 감독과 다시 손을 잡았다. 6·25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이제까지 역할 중 가장 ‘선한’ 역할을 맡았단다.
“저는 사람을 관찰하는 게 즐거워요. 그러다 보니 맡고 싶은 캐릭터도 10개쯤 되고요. ‘푼수 같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 등 보다 다양하고 친숙한 이미지의 역할을 연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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