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뉴욕 맨해튼 33번가 ‘모이니핸 스테이션’에서 열린 ‘콘셉트 코리아’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 이석태(왼쪽) 이지연 디자이너.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세계 4대 패션쇼 중 하나인 미국 뉴욕 패션위크의 ‘2016 여성복 봄·여름(SS) 시즌’(10∼17일)에 참가한 한국 패션디자이너들이 한국적인 특색을 많이 가미한 의상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4일 오전 뉴욕 맨해튼 33번가 ‘모이니핸 스테이션’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 주최한 ‘콘셉트 코리아’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국 대표로 선발된 이석태 이지연 디자이너의 작품들이 소개됐다. 이석태 디자이너는 ‘먼지에서 먼지로’를 주제로 데님, 가죽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의상을 선보였는데 성경 구절을 한글로 새겨 넣은 옷이 눈길을 끌었다. 이지연 디자이너는 ‘백설공주와 마녀’라는 두 개의 자아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현대 여성의 모습을 여러 의상으로 표현하면서도 모델들의 머리에 비녀 모양의 장신구를 디자인했다. 그는 “한국적인 미와 서구적 아름다움의 조화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날인 13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상봉 디자이너의 패션쇼도 한국의 조각보를 모자이크와 스테인드글라스처럼 표현한 스카프와 아리랑 한글 가사를 적어 넣은 의상 등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이상봉 씨는 “세계에서 아리랑, 한글, 조각보 같은 한국의 전통문화가 공감과 관심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특히 세계의 어느 언어보다 아름다운 한글은 ‘한국적 미’를 표현하는 데 가장 훌륭한 소재”라고 말했다.
패션 전문가들은 “한국의 국가적 위상이 높아지고 한류(韓流)가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뉴욕 패션위크 주최사인 IMG의 제니퍼 테일러 부사장은 “한국 디자이너의 미국 진출을 돕기 위해 주최하는 ‘콘셉트 코리아’ 등 한국 패션은 패션위크의 중요 부분으로 자리잡았다”며 “이제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도 미국 패션시장에서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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