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다리’가 임진강에 놓이면 더이상 임진강은 남북을 가르는 분단선이 아니라 우리를 하나로 이어주는 연결선이 될 것입니다. 통일 역군들에게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제2의 백남준’으로 불리는 세계적 설치미술가 재미동포 강익중 작가(55)가 7일 통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오랜 꿈이 담긴 ‘임진강 꿈의 다리’에 대해 설명하는 강연을 한다.
뉴욕 맨해튼에 사는 강 작가는 4일 서울행 비행기를 타기 전 기자와 만나 “꿈의 다리를 걸으면서 ‘이 다리를 건너서 북녘 땅까지 마음껏 가고 싶다’고 염원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통일이 더 빨리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작가는 3월 ‘전 세계 어린이들의 꿈이 담긴 가로 세로 3인치(약 7.6cm) 정사각형 패널 100만 장으로 내부를 꾸미고, 남북이 함께 부르는 노랫말로 외벽을 장식한 지름 250m의 세계 최대 원형 다리’ 조감도를 본보를 통해 처음 공개했다.
그는 “많은 분이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셨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통일 염원이 강렬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 외국 건설업체는 “우리가 그 다리를 지어주면 안 되느냐”는 제안을 해오기도 했다고 강 작가는 전했다.
“꿈의 다리를 남북한 군인이 함께 세우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남북한 군인들이 총을 내려놓고 평화와 통일을 함께 만드는 역사적 장면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원형의 다리는 임진강 위에 떠 있는 달항아리입니다. 위와 아래가 따로 빚어진 달항아리가 뜨거운 불을 통과하면서 하나로 되는 것과 같습니다. 외벽에 새겨질 한글도 자음과 모음이 만나서 하나의 소리를 내는, 남한과 북한을 잇는 약속의 열쇠입니다.”
강 작가는 ‘임진강 꿈의 다리’를 위해 1998년부터 세계 각국의 어린이 그림을 모아왔고 북한 당국과 협의하기 위해 2000, 2002년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통일이 되어도 나는 울지 않을 것이다. 임진강에 다리가 놓이고 휴전선이 박살나도 나는 기뻐 뛰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저 죄 없이 돌아가신 우리들의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무릎 꿇고 희망뿐인 아이들을 껴안을 것이다.’
강 작가가 2000년 4월 평양 고려호텔 객실에서 평양시내를 내려다보며 쓴 시의 일부다. 강 작가는 기자에게 이 시를 소개하며 한국에서 통일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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