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통역 요원으로 탄자니아에 온 뒤 중국과 탄자니아 간 무역중개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양펑란(楊鳳蘭·66·사진)이다. 탄자니아의 최대 도시 다르에스살람에 대형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탄자니아-중국 무역협회 사무총장까지 지낸 그가 지난주 탄자니아 법정에서 보석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고 CNN과 AP가 10일 보도했다.
그의 별명은 결코 아름다운 게 아니었다. 2000년대 초 상아 밀매를 통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14년간 무려 1.9t에 이르는 706개의 상아(270만 달러 상당)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기 때문이다. 여왕을 위해 희생된 코끼리가 350마리가 넘는 셈이다.
탄자니아 경찰은 지난달 28일 다르에스살람의 그의 집을 압수수색해 증거를 찾았고 자동차 추격전 끝에 그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끼리행동연맹(EAL)의 안드레아 코스타 대변인은 “아프리카 대륙 여기저기서 잔챙이 물고기만 잡더니 이번엔 제대로 된 월척을 낚았다”며 이번 기소를 반겼다.
양펑란이 그동안 법망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탄자니아와 중국 정부의 비호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중국 정부가 상아 밀무역에 대한 단속 강화를 대내외에 천명하면서 여왕의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해 1월 중국 둥관 밀수업자에게서 압수한 6t이 넘는 상아와 상아 조각품을 폐기처분하며 상아 밀수에 대한 강력한 단속 의지를 천명한 데 이어 9월 미중정상회담에서도 상아의 수출입을 사실상 전면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코스타 대변인은 “코끼리의 멸종 여부는 중국 국가주석의 손아귀에 놓여 있다”며 중국이 합법적 상아 시장까지 폐쇄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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