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옛 소련 상수도 아직 사용…5세이하 11% 관련 질병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4일 03시 00분


김승현 교수 북한물연구회 설립

“100년 만에 최악이라는 북한의 ‘왕가물(가뭄)’ 피해는 남한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북한의 열악한 물 인프라는 통일이 되면 결국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될 겁니다.”

국내의 해수·담수 분야 전문가인 김승현 경남대 교수(사진)가 최근 UNIST,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소속 전문가들과 함께 사단법인 북한물연구회를 설립했다. 김 교수는 수자원 개발과 관련한 국내 토목공학 분야의 권위자. 북한의 물 문제는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하던 분야. 하지만 통일준비위원회가 최근 환경부 관계자들을 불러 관련된 논의를 하는 등 조금씩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김 교수는 “북한 측 통계로는 북한의 상수도 보급률이 80∼90%에 이르는 것으로 나와 있지만 이는 믿을 수 없는 수치”라고 말했다. 과거 옛 소련의 도움으로 상수도를 설치했지만 워낙 오래돼 상수도관이 노후화되고 시설 투자나 관리가 거의 되지 않는 실정이라는 것.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정화되지 않은 강물을 그대로 퍼 마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북한은 농약과 인분 등에 의한 수질오염, 정수처리시설 및 정수약품 부족, 공장 폐수로 인한 중금속 오염 등 물과 관련된 여러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세 이하 유아 중 11%는 부적합한 식수로 설사병 등을 앓다가 사망한다. 유엔아동기금(UNICEF)과 국제적십자사 등은 7월 잇따라 성명을 내고 “북한에서 물 부족으로 수인성 질병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과 5세 미만 어린이들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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