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아린다(9)는 태어날 때부터 남들과 조금 달랐다. 조지프의 오른발에는 발가락 하나가 더 있었다. 선천성 다지합지증. ‘1만 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그리 희귀하지 않은 장애지만 조지프가 살고 있는 우간다에서는 불치병이나 다름없었다.
외면의 장애는 조지프의 마음까지 멍들게 했다. 조지프가 2세 되던 해 엄마가 집을 나가자 아빠는 매일같이 조지프를 학대했다. 보다 못한 이웃들은 2009년 조지프를 근처 ‘꽃동네’에 맡겼다. 이곳은 충북 음성군 꽃동네의 분원으로 우간다뿐 아니라 방글라데시 아이티 등 세계 10개국에 같은 시설이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조지프는 단지 발가락이 하나 더 있다는 이유만으로 ‘괴물’ 취급을 받으며 따돌림을 당했다.
지난해 3월 김옥단 수녀(59)가 만난 조지프는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다. 김 수녀는 “매일 밤 조지프의 손을 꼭 잡고 ‘발을 꼭 치료해 줄게’ 하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잠시 한국에 들른 김 수녀는 발 치료 전문가인 임영욱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에게 조지프의 사연을 전했다. 임 교수는 흔쾌히 조지프의 치료를 결정했다. 약 1년에 걸친 준비 과정을 거쳐 조지프는 9월 7일 임 교수의 집도 아래 무사히 발가락 절제술을 마쳤다. 조지프는 통원치료가 끝나는 11월경 우간다로 돌아간다. 8일 병원에서 만난 조지프는 한국말이 늘어 김 수녀와 임 교수를 볼 때마다 환하게 웃으며 “사랑해요”라는 말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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